[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토마토위조반점바이러스 증가
탄저병 등 피해 크지만
일반 살균제로 방제 쉽지 않아
농기센터·종자업계 적극 대응

농민들의 고추 내병계 품종 선호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내병계 품종이란 종자 자체가 특정한 병해에 강한 품종을 말한다. 고추는 일명 칼라병으로 불리는 토마토위조반점 바이러스 발병률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고 있다. 오이녹반모자이크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병해다. 이들 바이러스 병은 한 번 발생하면 사실상 치료가 어려워 특별하게 손쓸 방법이 없을 정도다.

바이러스 외에 가장 피해가 심한 병은 탄저병을 들 수 있다. 탄저병의 경우 작년처럼 장마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피해가 극심하게 나타난다. 탄저 또한 일반 살균제로는 방제가 쉽지 않아 적지 않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농민들이 내병계 품종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내병계 품종은 일반 품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자회사들도 농업현장의 추세를 반영, 내병계 품종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안심칼탄, 칼라맵시, 칼라왕 등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품종의 경우 모두가 칼라병과 탄저병 내병계 품종들이다. 탄저박사, 매운칼탄 등도 모두 탄저병과 칼라병 내병계 품종들이다.

고추모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는 기술센터 등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육묘작업을 하고 있다. 음성군 기술센터에 따르면 농민들의 고추모 신청량의 50% 가량이 칼라병과 탄저병 내병계 품종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주로 대과종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바이러스 발생률이 많아지면서 대과종이면서 내병계 품종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자가육묘 보다는 공정육묘장에서 생산된 모종을 찾는 경우가 많아 육묘 신청량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음성군농업기술센터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종자의 확실성과 생육관리의 안정성에 바탕을 두고 육묘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또 고추종자 파종량을 작년 대비 17% 늘려 농민들에게 공급키로 했다. 음성군의 공정육묘 공급량은 올해 5품종, 75만주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병계 품종이라고 해서 병이 완전히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은 것일 뿐 감염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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