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한우협회 회장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농가와 연관된 전후방산업과의 관계였다. 하지만 한우의 전후방산업에 못이 박히고 못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농가 소득을 올리고 안정화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지난달 27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말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김홍길 회장은 “사료가격을 올려주면 업체들은 좋아하지만 농가들은 부담되고, 정부와 농협의 정책에 맞추면 농가들이 손해를 본다”며 “예를 들면 퇴비 부숙도 문제 등 정부 정책을 잘 따르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농가들이 압박을 받고 불편해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점은 굉장히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또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후회 없이 활동했다고 자부한다.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농가들의 생산과 가격 안정, 한우산업 정책에 몰두했다”며 농가들의 소득 안정 등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회장 역할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횡성축협 사태 농가 승소
농가 입장대변 충실
미경산우 비육지원
미경산한우 브랜드화 등
사육두수 조절 노력


횡성축협의 조합원 제명 건에서 한우협회가 농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농가들이 승소한 부분은 큰 성과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김홍길 회장은 “횡성축협 사태로 많이 시끄러웠고 논란도 생겼다. 심정을 토로하는 농가들도 많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례로 중요한 선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동조합의 경제사업 이용에 대한 농가들의 자율권과 선택권을 대법원이 판결내면서 바로 잡았다”며 “일부 농축협의 경제 사업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조합원을 제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우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한우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김홍길 회장은 “한우 사육두수가 330만두를 육박하지만 가격을 지탱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재작년 도축두수를 보면 얼마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농가들이 많은 한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들이 보유한 소가 시장에 홍수 출하되면 걷잡을 수 없는 가격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육두수 조절을 위해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과 미경산한우 브랜드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홍길 회장은 “농민단체장은 선거를 통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선거 보단 추대를 통해 선출하는 것이 좋다”면서 “또 과도한 업무로 한우산업에 소홀해질 수 있는 만큼 한우협회 회장과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도 겸직보단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을 한우협회장이 추천해서 한우자조금 대의원들의 의결을 받는다면 파트너십으로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홍길 회장은 “임기를 마치면 농민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일궈놓은 한우를 키우겠다”고 했지만 “한우산업을 위한 또 다른 길이 생긴다면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전국한우협회는 올해 한우산업 안정화 대책, 정책 및 제도 개선, 유통 활성화 등을 주요 추진사항으로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해 미경산우 한우 비육과 한우 브랜드화, 미경산우 및 비육경산우 이력제 등록, 송아지 생산안정제 개편, 비육우 가격안정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

또 수의사 처방제와 축산법 종모우 선발체계 개정, 축산환경문제 대응 등 정책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협회 직거래 유통망 확대, 한우 유통 플랫폼 사업 확대 등 유통 부문 사업도 다각적으로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한우정책연구소는 한우산업육성법 마련, 한우 농가 조사를 통한 제도 개선 및 정책 대안 마련, 연구소 운영위원회 정례화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