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보리위축병과 잎집눈무늬병으로 생육이 억제된 포장(위)과 병을 매개하는 진딧물(아래).

이상기후로 병 발생 우려
물 잘 빠지도록 물길 정비
볏짚 잘게 잘라 논에 환원
퇴비 뿌려 땅심 길러줘야
수시 관찰하며 방제 필수

이상기상으로 월동직후 밀, 보리 등 맥류의 해충이 증가하고, 이를 매개로하는 병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농진청이 적시방제를 당부했다. 2020년의 경우 일부지역에서 밀의 수량이 감소한 것이 온난화로 인한 병 감염 피해에 더해 2~3월 어린이삭 형성기 및 4월 개화기의 저온피해 등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밀, 보리가 튼튼하게 자라서 겨울철 추위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맥류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논의 끝머리 배수구로 물이 잘 빠지도록 물길을 정비하고, 10a당 1~2톤의 퇴비를 넣어주며, 배수로를 정비하면서 배토(흙 붇돋기) 및 답압(밟아주기)을 해준다. 또, 볏짚을 환원하지 않은 논은 땅심이 약해져 맥류가 연약하게 자라고, 병과 저온피해가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벼 수확 시 볏짚을 잘게 잘라 논에 즉시 환원하거나 퇴비를 뿌려 땅심을 길러준다.

이와 함께 맥류가 월동한 이후에는 보리위축병(맥류황화왜화병)과 잎집눈무늬병 등이 큰 피해를 주는데,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거나 월동 중에 수시로 관찰하면서 방제해야 한다.

보리위축병은 월동을 한 진딧물에 의해 감염되는데, 잎의 끝이 황색에서 붉은색, 보라색으로 변하고, 키가 자라지 않으며 식물체가 주저앉아 버린다. 월동 이후 기온이 따뜻해질 때 작물의 잎 뒷면을 주의 깊게 살피고, 진딧물이 발견되면 플로니카미드 입상수화제 등의 약제를 7일 간격으로 뿌려준다. 또, 병 발생으로 잎 끝이 누렇게 변색되거나 생육이 억제되면 요소나 유안 2%액을 10a기준 100ℓ씩 2~3회 뿌려준다. 잎집눈무늬병은 월동 후 주로 빽빽하게 밀식한 맥류에 발생하며, 줄기 아래쪽에 타원형의 갈색병징이 나타나고, 위쪽으로 번지며 죽는데, 3월 상순에 9℃ 이하의 이상저온일 때 증상이 심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고, 지난해 병이 발생한 재배지나 산성사양토에서의 재배를 피하도록 한다. 또한 잡초 방제를 통해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고, 병이 발생하면 티플루자마이드 액상수화제를 뿌리고, 수확 후에는 식물 잔재물을 반드시 제거해준다.

권도하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장은 “2020년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밀의 수량 감소는 겨울철 이상기온에 따른 병 감염 피해에 2~3월 어린이삭 형성기 및 4월 개화기의 저온피해가 더해져 발생했다”면서 “재배지를 미리 살피고 철저하게 방제해 고품질 맥류생산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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