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한국식품연구원 박사

[한국농어민신문]

기분 좋은 뉴스 본 기억 거의 없던 올해
‘긴 어둠의 터널’ 탈출 인내하고 기다려  
농어업 종사자들 활기찬 새해 되길 바라


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희망과 기대로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던 때가 얼마 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달력은 달랑 한 장 남았다.

올 한해는 정말 힘든 한해였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습적 발생을 시작으로 전 세계가 빠른 전염병의 확산과 전파로 코로나-19 펜데믹 상태에 빠지고 이에 우리나라 역시 예외 없이 아직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항공 여행의 발달로 전 세계 지구촌이 일일생활권으로 형성되고, 자유롭게 여행하고, 사업하고, 국제행사를 활발하게 할 수 있었던 환경이 오히려 이제는 역으로 재앙(災殃)의 원인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다수의 인구가 쉼 없이 밀집한 공간을 오가면서 전염병 확산의 좋은 환경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한 가지가 좋아지면 반대로 한 가지가 나빠진다는 부증불감(不增不減)의 질량 불변의 원칙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 절대적 진리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발전 혹은 성공이란 명목으로 일반적으로 의식주뿐만 아니라 편안, 편리 등 물질적, 정신적 모든 분야에서조차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잠시도 쉬지 않고 분주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은 이러한 부작용이 동반된다는 것을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어려운 지경에 빠져 수많은 희생과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최근 통계청에서는 ‘한국의 사회동향 2020’을 보도자료로 발표하였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사회인식과 위기대응, 달라진 소비환경, 달라진 관광, 교통, 인구이동 및 주요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국내 전문가들이 진단한 내용이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낙인 두려움은 확진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높은 수준이며 전반적으로 감염 책임을 환자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원격수업의 효과를 바라보는 교사들의 평가는 ‘사회성 및 관계 형성을 위한 교육 부족’ 등을 이유로 다소 부정적이며,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업(도소매, 음식·숙박, 교육서비스) 타격, 고용감소가 가장 큰 계층은 여성과 20대 이하의 임시직 근로자, 위기가 발생하면 저소득 취약계층의 소득감소가 다른 계층들에 비해 크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코로나19의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발생은 20대가 가장 많고, 치명률은 80세 이상에서 가장 높고, 연간 1인당(15세 이상) 택배 이용은 99박스(주 2회 이용), 2020년 8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매출액은 2017년 1월 대비 약 9배 증가, 2020년(1~3월) 재활용 폐기물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9.7% 증가했다. 사람들은 지역 간 장거리 통행에서 고속철도나 고속버스보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낮다고 인식하여 전년 대비 철도 및 고속버스 이용량은 줄고, 고속도로 통행량은 늘어났다. 2010년대 이후 한국의 전체 이혼건수와 조이혼율은 완만한 감소 추세나 황혼이혼(중고령자의 이혼)은 급증 추세다.

올해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기분 좋은 뉴스를 접해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대부분 다 코로나의 영향이 지배적이지만 정치분야는 정말 국민들에게 실망만 주는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 진정으로 국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걱정하면서 노심초사 잠 못 자는 정치가, 국회의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망이다! 요즈음 매일 밤 퇴근해서 TV뉴스를 보면 코로나, 검찰개혁 관련 다툼 등이 고정뉴스의 반을 차지하고 희망을 말하는 뉴스는 거의 없다. 바른말, 진지한 말, 사회를 걱정하는 가치 있고 지성적인 말을 하는 방송이나 존경받는 지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편파적인 인사들의 즉흥적인 언어의 파편들만 난무하고 있다.

2021년에 우리는 특히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특별한 보호와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이들이 사회의 중추가 되어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도 힘을 주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골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이 정상적인 월급으로 10년 정도 저축하면 작은 보금자리 주택이라도 장기 월부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이들에게 결혼을 장려하고 자녀출산을 권장할 만한 말을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대로 가면 많은 젊은 청년들이 절망하고 포기하고 우울한 상태에 빠질 것이 심히 우려된다. 노력하지 않고도 얻은 불로소득과 하루가 멀다 하고 증가하는 부동산 중심의 소득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다.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많은 젊은 청년들의 자포자기가 걱정되고, 이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할 수도 있다.

2020년 정말 모두가 힘들고 이 긴 어둠의 터널을 언제나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하면서 인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시금 밝은 미래를 보면서, 모든 계층에서 희망을 보면서, 2021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특히, 농어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사업에도 활기차고 멋진 새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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