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지난 13일 제4차 회의를 열고, 2021년도 한우자조금 사업계획 및 예산(안)에 대한 심의·의결을 진행했다.

한우자조금 17억5500만원 투입
마리당 30만원 출하 지원 불구
일부 축협 대상 선정 ‘제멋대로’
“농협이 갑질” 한우농가들 분노

농협 국장 재발방지 약속에도
내년도 관련사업에 반영 안돼


농협이 저능력암소(경산우) 도태 지원 사업을 자체 예산을 투입해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축협이 조합 이용농가로 대상 농가를 한정하면서 한우농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농협은 2021년도에 자체 예산과 한우자조금 예산을 함께 투입해 관련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한우 농가들의 강한 반발로 2021년도 한우자조금 사업에 반영되지 못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천)가 지난 13일 제4차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2021년도 저능력암소(경산우) 도태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처럼 17억5500만원이 배정됐다. 해당 사업은 49개월 이하 및 2산 이하인 경산우 중 유전능력평가지수(혈통지수)가 하위 30%인 개체를 대상으로 농가들의 신청을 받아 현지실사 후 대상우를 결정한다. 대상우로 선정되면 마리당 30만원의 출하비를 한우자조금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저능력암소 도태 지원사업은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한우가격 폭락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농협이 추진하고 있다. 올해 자체자금으로 사업을 진행한 농협은 총 2319두의 물량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올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축협이 조합 사업을 이용하는 농가만을 해당 사업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소위 통치자금처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우농가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13일 회의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줄을 이었다.

김삼주 관리위원은 “축협에서 조합 사업을 이용하는 농가로 사업 대상자를 한정하고 있다”며 “농협이 이 예산으로 (한우농가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규수 관리위원도 “축협사업을 전이용하지 않으면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영자 관리위원은 “일선 축협의 선심성 예산 밖에 안된다”며 “농가들 중에는 농협이 이 사업을 하는 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철진 농협 한우국장은 “(한우자조금이 투입되는 경우)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1산 이하인 경산우로 대상우를 결정하겠다”며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관리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2021년도 저능력암소(경산우) 도태 지원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됐고 해당 예산은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에 활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 박철진 국장은 “농협 자체 예산으로 진행한 올해 사업의 경우 한우 강소·가족농 육성사업 참여 농가, 농협 한우암소 유전체분석사업 참여농가 등을 우선 배정해 일부만 대상 농가로 선정됐다”며 “한우자조금 예산을 확보할 경우 더 많은 농가에 지원이 가능해 사업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2021년 한우자조금 사업계획 및 예산(안)이 논의됐고 소띠해 해돋이 행사, 한우이야기 다큐 제작 홍보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327억7041만원 규모의 사업계획 및 예산(안)이 일부 수정돼 통과됐다. 또 그동안 남궁민, 이효리 등 유명 연예인을 TV광고 모델로 썼지만 활동이 미비한 반면 고액의 모델료만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에는 신규 모델을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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