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국회가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2일부터 내년도 예산심사에 돌입했다. 지난 9월 1일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농업계는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555조8000억. ‘슈퍼 예산’으로 불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농업예산(16조1324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2.9%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2014년 처음 4%대가 붕괴된 이후 7년 만에 농업예산 비중은 3% 벽마저 붕괴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으로 농업계는 국회 예산 심사과정에서 이를 바로잡아줄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예산은 규모도 규모지만 예산 배분의 적절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농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공익직불 예산 확충이나 농업재해보험 예산 확대 등의 요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반면, 올해 3차 추경 과정에서 처음 신설된 농산물·외식 소비 활성화 예산에는 1480억 원이라는 큰 금액이 반영된 것이 대표적이다. 효과가 불분명한 전시성 사업이나 중복 예산은 걸러내되, 현장 수요가 높은 농업예산이 추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세부내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기상이변의 증가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자급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곡물의 해외의존도가 심각한 우리나라는 더욱 절실하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법·제도 개선과 함께 예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다행히 여야 모두 농업예산 증액에는 이견이 없다. ‘농업 홀대’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국회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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