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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맹탕’ 농작물재해보험을 고발한다심재식 한농연 함평군연합회 사무국장

[한국농어민신문]

농사는 하늘이 지어주는 부분도 적지 않다. 올해는 연이은 태풍 피해에 동반된 호우로 수확을 포기해야 될 수준에 이른 농가가 한둘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어떻게든지 이 난국을 돌파하는데 농가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각종 재해는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이중고다. 올해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가는 거의 견딜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이런 가운데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기 위해 넣어 둔 농작물 재해보험은 무늬만 남고 내용은 ‘맹탕’의  황당한 수준이라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농업인 ‘밉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손해사정사. 농작물 피해 조사를 위해 농촌 들녘에 나타난 손해사정사들을 보는 농민들의 시각은 한마디로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마디로 상종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이미 농민들과는 건널 수 없는 감정 갈등의 강을 건너버린 상황이다. 함평에서 쌀농사를 짓는 N씨(함평군 대동면· 63세)는 자연재해 임에도 불구하고 농민의 도덕적 해이를 따져 재해보험금을 줄인다. 폭우와 태풍 등 자연이 내린 처사에 무슨 농민의 도덕적 해이냐고 따져 묻고 싶단다. 어떻게든지 무슨 이유를 들여서라도 보험금을 줄여 산정하는 데도 이유는 있겠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부분이 너무 많다.

P씨(함평군 엄다면 ·60세)는 손해사정사들이 회사차원에서 사정을 잘하면 특별하게 건당 수당을 받는 것은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감출 수 없다고 한다. 즉 그만큼 농가는 보상액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또 쌀의 경우 피해 산정하는 데 있어서 4포기를 뽑아 무게로 피해 정도를 따지는 것도 문제다. 식재할 때 간격을 좁히거나 넓혀 재배하는 경우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면적에 50주를 또는 70주를 심는 재배 방법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4포기를 뽑아 130g이 기준이 됐다. 벼가 아니라 쌀로 보험을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벼로 하면 먹지도 않는 것까지 포함해 값어치 산정에 부당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바꿔야 한다. 재해보험 피해와 산정에 합리적인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격분한 농민들은 재해보험금이 손해사정사들의 봉급이냐고 불만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불쾌한 만남으로 농민들과 부딪히는 것은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싶다.

재해보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농민들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재해보험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농민이 잘못하지 않는 한, 한해 농사를 망친 것에 대한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적절한 보상은 되어야 할 재해보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게 어디 농작물재해보험이냐’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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