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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재해보험 피해조사 더뎌 ‘복구 차질’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경남 고성군 안창균 씨가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파프리카 온실을 가리키며 더딘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조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남 고성 파프리카 농가
단일농가 최대 태풍피해
비닐하우스 무너져 내렸지만
보장액은 턱없이 적은데다
복구작업 손도 못대 ‘한숨’


경남 고성군의 한 파프리카 농가가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전국 최대 규모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조사가 더뎌 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9월 11일 찾은 경남 고성군 고성읍 송학리 들판. 안창균(48) 씨의 파프리카 비닐하우스는 상부가 무너져 내린 흉물스런 몰골을 힘없이 드러내놓고 있었다.

지난 2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할퀴고 간 상흔이다. 거센 돌풍을 동반했던 ‘마이삭’은 고성군 거류산 자락 들판을 강타했다. 쓰러져버린 나무들, 태양광 패널이 날아간 발전시설, 벼 논 한가운데로 옮겨진 채 엎어져 있는 컨테이너시설 등은 이날 태풍의 위력을 짐작케 했다.

그 중에서도 2만3100㎡(7000평)에 달하는 안 씨의 무너진 파프리카 비닐하우스가 가장 처참했다. 단일농가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태풍피해를 입은 농장이라고 한다.

안 씨는 김해시에서 10년 남짓 파프리카 재배의 노하우를 축적한 후 비교적 땅값이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일조량을 갖춘 파프리카 재배 적지를 찾아 이곳 고성군 송학들판으로 왔다. 일체의 보조사업 없이 측고 5m의 첨단화 된 파프리카 온실을 지난해 8월 완공했고, 2년차인 이번 작기부터 본격적 출하로 대출금을 안정적으로 갚아나갈 계획이었다.

제9호 태풍 ‘마이삭’ 내습으로 무너져 내린 후 더딘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조사로 인해 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경남 고성군 안창균 씨의 파프리카 비닐하우스.

그러나 태풍 ‘마이삭’ 내습으로 비닐하우스 상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안 씨의 당찬 꿈도 함께 무너져버렸다. 10월 중하순경 수확을 목표로 안 씨가 정성스레 키워왔던 파프리카 묘목들은 온실이 무너지고 찢어져 거센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결국 철거해야만 할 쓰레기로 삽시간에 전락했다. 배지를 비롯한 양액시설과 온실 구조물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안 씨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두었던 터라 재기의 기회는 주어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농작물재해보험 보장액이 실제 피해액에 턱없이 못 미칠뿐더러, 피해조사조차 너무 더뎌 복구 작업 적기를 놓치게 되면서 안 씨는 절망감만 쌓여 상심이 깊어가고 있다.

자력으로 감당하기 벅찬 태풍피해를 입은 농가들을 찾아 민관 합동으로 피해 긴급복구 봉사활동이 곳곳에서 전개됐지만, 그동안 안 씨 농장은 배제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복구 작업을 전혀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피해발생 10일 가까이 된 9월 11일에야 손해사정인이 안 씨의 비닐하우스를 방문해 피해조사를 했다. NH농협손해보험이 외주를 준 손해사정인들이었다. 태풍피해가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연이어 발생했기에 피해조사가 더뎌졌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비닐하우스 설치, 수경재배시스템 구축, 파프리카 정식 등에 3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온실에 대한 농작물재해보험 보장액이 시설 17억원과 작물 5억7000만원으로 최대치가 22억7000만원에 불과할 뿐더러, 이마저도 어느 수준으로 보험금 지급액이 책정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서 너무도 암담해졌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피해규모가 워낙 커서 NH농협손해보험 본사의 정밀조사가 다시 이뤄져야 하기에 섣불리 철거작업을 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철거작업조차 못한 채 피해조사만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야 하냐?”고 안 씨는 성토했다.

그는 “농사는 적기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며 “복구 작업을 서둘러서 다시 정식을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기도 했지만, 너무도 더딘 피해조사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이번 겨울 작기 농사는 포기해야겠다는 암담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안 씨의 형인 농업경영인 안창용 씨도 “무너진 비닐하우스 아래 시들어가는 파프리카 묘목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때마다 동생 마음의 병만 깊어지고 있다”며 “하루빨리 철거와 복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속한 피해조사와 실효성 있는 보험금 지급을 바란다”고 피력했다.

고성=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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