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진 강원도 농업인들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추석을 앞두고 햇곡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태풍과 긴 장마 등으로 농산물 작황이 부진해 출하할 물건이 없어 강원도 농업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양양에서 낙산 배 과수원 1만5000㎡를 경영하는 김모씨는 지난 3번의 태풍으로 79% 정도가 떨어져 실질적으로 수확 할 것이 없는 실정이다. 김씨는 “긴장마로 물러진 과수에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몰아치니 배들이 견디지 못하고 떨어졌다”고 말했다.

횡성군에서 사과농사를 하던 윤모씨는 지난봄에 병이 발생해 8900㎡ 사과나무를 모두 베어 폐기처분 했다. 영월군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박모씨도 지난 태풍으로 30% 이상 낙과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미 수확을 시작한 철원지역의 벼농사 농가들도 수확량이 평균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양양군 손양면에서 벼농사 2만3000㎡ 경작하는 윤모씨는 지난 태풍으로 벼 5300㎡ 쓰러졌지만 지자체는 특별한 대책이나 피해조사마저 없다며 막막함을 나타냈다.

이상 기후로 벼농사에 치명적인 목 도열병이 많이 번져 전반적으로 수확량이 줄어드는 원인이다. 현장 농업인들은 “가격은 좀 높게 형성되고 있지만 막상 출하할 문건이 없어 막막한 마음인데, 소비자들은 가격이 폭등한다고 우려한다”며 “농업인들이 큰돈을 버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수입농산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주에서 벼농사를 짓는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은 “양도 많고 값도 높으면 좋겠지만 수확량이 50% 이상 줄면서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농업인들의 소득이 줄어든다”며 “농업재해보험 현실화 등을 통해 농업인을 보호하는 등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공감하는 여건을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양양 철원= 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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