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농식품부·농기평 지원 성과
가축 피부감염증·뇌수막염 
치료제 개발 가능성 커져
먹거리 안전성 높아질 기대

병원성 곰팡이는 가축의 피부감염증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곰팡이성 질환을 유발한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선 병원성 곰팡이를 제어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이런 곰팡이 감염증을 억제하는 탈인산화효소를 대량 발굴하면서 곰팡이 감염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물 감염성 질환을 통제함으로써 먹거리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농·식품 유용 미생물의 다중오믹스 기반 유용 유전자원 발굴 및 가치제고화 기술 개발’ 연구를 지원했다.

이 연구를 주관한 연세대의 반용선 교수 연구팀은 “뇌수막염 유발 병원성 곰팡이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를 모델로 활용해 병원성 곰팡이 내 탈인산화효소 유전자 114개를 발굴하고 이 중 곰팡이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탈인산화요소 31개를 대량 발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탈인산화효소란 세포의 생장 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인자로 곰팡이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곰팡이성 감염증은 인산화효소를 제어, 치료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지만, 인산화효소와 반대작용을 하는 탈인산화효소를 조절해도 역시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들 탈인산화효소가 뇌수막염 감염과정에서 중요한 뇌·혈관장벽의 부착과 통과에 관여한다는 결과를 얻은 만큼 곰팡이 감염증 조절이 가능해진다는 해석이다. 현재 동물 병원성 곰팡이에서 유전자 수준의 탈인산화효소 연구는 부족했던 상황.

연구팀은 이번 대량 발굴에 성공한 탈인산화효소를 토대로, 병원성 곰팡이 감염증 발병 신호전달 체계를 통합적으로 접근하면서,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연 15조원 규모의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기술로 진입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제공할 것이란 전망을 더했다.

이들은 “최근 농·축산업 분야에서 제한된 숫자의 항진균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항진균제 저항성 균주가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새로운 작용 기전을 지닌 항진균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나가 곰팡이 제어 및 방제 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24일 다학제적 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오병석 농기평 원장은 “이 연구가 병원성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진다면 농식품 분야의 생산성 증대와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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