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2019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코로나19·자연재해 발생 탓
한동안 농업소득 줄어들 전망 

지난해 1분위 농가소득 정체
5분위는 늘어 소득 불평등 심화 

농작물재해보험 보상률 개선
‘농지연금’ 가입 활성화 등 제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상당기간 농업소득 감소가 불가피하고, 농가간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저소득 계층을 위한 소득안정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대규모 자연재해가 빈발, 농가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어 농작물재해보험 등 위험관리 제도 개선도 시급하다는 제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유찬희·김태후 연구위원은 최근 ‘2019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을 주제로 한 KREI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2019년 농업소득 20.6% 감소=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4118만원으로 전년대비 2.1% 하락했다. 농가소득 감소의 주원인은 농업소득 감소로, 감소 폭이 무려 20.6%에 달했다, 쌀변동직불금 지급 지연과 냉해·태풍 등 자연재해 확산, 수급 불균형에 따른 농산물 판매가격 하락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농외소득은 겸업소득 증가(8%)에 힘입어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다만 겸업소득은 영농활동에 기반한 음식·숙박업 보다는 제조·건설업 관련 비중이 크게 늘어, 농업만으로는 소득 창출이 어려운 농민들이 다른 업종에 종사해 소득을 벌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소득은 989만원에서 1123만원으로 13.5%가 증가했는데, 30~40대의 경우 청년창업농 지원제도가, 65세 이상은 기초노령연금 수급 인원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득불평등 심화 추세=1분위(하위 20%) 농가 소득은 정체되는 가운데, 5분위(상위 20%) 농가소득은 증가,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2009~2019년 소득 5분위 배율은 2012년 12.4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점차 완화돼 2015~2017년 동안 9.4를 기록했으나, 2018~2019년 다시 10.9로 커졌다. 소득 5분위 배율은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2019년 비농림어가의 소득 5분위 배율이 4.58임을 감안하면, 농어촌의 소득 격차가 도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1분위 소득 농가 중 경영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농가 비중이 79.4%를 차지, 농촌 노인의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저소득층 소득안전망 강화해야=연구진은 코로나19 사태와 자연재해가 상당기간 농업소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노동자 입국 제한에 따른 일손 부족 심화와 노무비 인상, 농산물 판로 위축 등이 농업소득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농외소득 창출 기회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 여름 장마와 호우피해 사례에서도 보듯, 이상기후에 따른 대규모 자연재해도 농가 경제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연구진은 농작물재해보험 등 위험관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찬희 연구위원은 “지난해 농업소득이 크게 감소한 이유 중 하나는 재해보험금 등 피해보상금이 재해로 인한 소득 감소분을 벌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가입률 저조, 대상품목 제한, 품질하락 보상규정 미비, 보험요율 산정 방식 문제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한 농업소득의 확대가 어려운 저소득 농가를 위해 ‘농지연금’ 가입 활성화를 제안했다. 농지연금은 영농경력 5년 이상인 65세 이상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생활 자금을 매월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농지가격, 가입연령, 지급방식 등에 따라 매월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이 가능하다. 담보 농지는 직접 경작하거나 임대할 수도 있다.

유 연구위원은 “2019년 농가소득 1분위에 속하는 65세 이상 농가 중 농지 평가액이 8000만원이 넘는 농가 비중이 56.5%에 달한다”면서 “해당 농가가 농지연금에 가입하면 평균 소득이 1014만원에서 1382만원으로 36.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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