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상품 입고·재고관리·환불 등
전문업체가 위탁배송 맡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추진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농식품 분야 전자상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

농축수산물과 식료품을 합한 국내 농식품 전자상거래액은 지난해 약 17조원에 육박했으며, 올해는 2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농업인경영체는 소규모 형태다보니 물량 부족으로 택배사와 정기배송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과다한 비용부담과 물류경쟁력 부족 등의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전자상거래 농업인의 택배물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풀필먼트(Fulfillment)’ 위탁배송 지원 사업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풀필먼트’란 단순 배송을 넘어선 개념으로, 판매상품의 입고, 재고관리, 분류, 배송 등 상품이 고객에게 도착하는 전 과정과 고객 요청에 따라 교환, 환불까지 일괄 처리하는 물류서비스로 생산 경영체의 일손절감과 배송 경쟁력을 강화해 주는 시스템이다.

좋은 제품은 생산했지만 판매와 유통, 재고 관리 등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농업인경영체들을 위해 IT기술력과 공급망을 갖춘 전문 업체가 물류대행을 해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최근 국내 유명 물류대행사인 (주)두손컴퍼니(품고)와 계약을 체결하고 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18개 농업인경영체에 ‘풀필먼트’ 위탁배송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경영체는 풀필먼트 센터에 생산 제품을 입고하고 전자상거래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센터에서 분류와 포장을 거쳐 배송에 나선다.

더욱이 센터는 24시간 내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이 가능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즉 풀필먼트센터는 터미널 개념의 보관 저장, 소분, 재고관리 역할과 소비자와 연결하는 물류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농업인경영체에서 기존 4000~5000원을 부담했던 택배비가 2000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물량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택배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물류창고 관리 및 택배 소포장, 배송업무 대행으로 노동력을 절감하고 반품처리, 합배송, 재고관리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활용도 가능해졌다.

한 농식품업체 대표는 “주문관리, 고객문의 응대, 배송, 마케팅 활동 등 전자상거래 관련 노동시간이 하루 1시간 이상 투입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어려움을 겪었는데 풀필먼트 지원을 받고 택배 포장과 물류관련 비용절감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아직 초기단계라 미숙한 점도 있지만 물류대행사와 함께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유통배송 업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충환 경기도 농업기술원 기술사업팀장은 “풀필먼트가 도입돼 농가경영체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물류대행사는 입고에서 출고, 반품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에 대한 아웃소싱이 가능하게 돼 물류비용을 절감 할 수 있게 됐다”며 “농가 스스로 물류시스템을 활용한 기반조성을 위해 물류 및 재고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농가 상품의 통합배송 쇼핑몰도 시범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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