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홍산 마늘 생산 농가들이 홍산 마늘의 서울청과를 통한 가락시장 첫 출하를 기념하고 있다.

항암 작용·간 기능 개선 등 효과
‘클로로필’ 성분 함유 연초록빛

영천시, 최근 서울청과 통해 
가락시장에 200톤 첫 출하

마늘 시장 외국종 대체 가능성
상장거래 외연 확대 등 의미 커


국산 품종 ‘홍산마늘’이 인기를 끌며 마늘 시장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외국종 위주였던 마늘 시장에 국산 품종 마늘의 시장 확장성을 알리고 있고, 상장예외 위주였던 도매시장 마늘 거래에서 상장거래로의 전환 가능성을 심어주고 있다. 

홍산마늘은 농촌진흥청이 2014년 개발한 신품종으로 추운 곳(한지형)과 따뜻한 곳(난지형) 등 전국 어디서나 재배할 수 있다. 이런 의미로 넓다는 의미의 ‘홍(弘)’을 붙였다. 여러 다양한 특징이 있지만 무엇보다 홍산은 마늘 끝부분이 연한 초록빛을 띠는 데, 이는 클로로필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클로로필은 항암 작용과 당뇨 완화, 간 기능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홍산이 최근 도매시장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8일 경북 영천시에선 대서마늘을 대처할 품종으로 육성해 온 홍산마늘 200톤이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됐다. 이 홍산마늘은 가락시장 도매법인인 서울청과로 전량 납품됐다. 

홍산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전 도매시장 평가회를 통해 유통인들에게 선보였고, 이곳에서 홍산의 가능성을 본 장인균 서울청과 채소4팀장이 영천농업기술센터 교육 과정 중 홍산 재배 농가들과 만나 교류하면서 이번 200톤 출하까지 이어졌다. 

장인균 팀장은 “시장평가회에서 홍산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내가 보기엔 클로로필 효능이 있고 이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상당한 장점으로 보였다. 이후 영천 농가 대상으로 홍산마늘 마케팅 교육을 하는 중에 농가들이 신품종(홍산)을 재배했지만 판로 걱정을 하는 걸 알게 됐고, 계속해서 산지와 협의해 이번 출하까지 이르게 됐다”며 “현재 중도매인과 함께 새로운 유통 경로 등으로 홍산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천 홍산마늘 재배를 이끌고 있는 한상조 반딧불이 홍산마늘연구회장은 “이번 가락시장으로 출하된 홍산마늘은 지역 15개 농가가 연구회를 결성하고 한마음으로 합심해 공동 대응한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물”이라며 가락시장으로의 성공적 거래가 이뤄진 걸 뿌듯해했다. 

홍산은 상장예외 위주였던 마늘 시장을 상장거래로 돌려놓는 주역도 되고 있다. 최근 제주 주산지 농협 조합장 등이 가락시장을 방문, 마늘 상장거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마늘 상장거래를 요구하는 산지 목소리가 컸다. 거래 투명성이 보장되는 상장거래로 마늘이 유통되길 바랐기 때문. 이에 이번 서울청과로의 출하는 마늘 상장거래 외연을 확대했다는 평이다. 이에 앞서 농진청은 최근 20여톤의 홍산마늘을 가락시장 내 또 다른 도매법인인 대아청과를 통해 이마트와 농협하나로클럽 등으로 유통시키기도 했다. 

홍산마늘 시장평가회를 추진했던 농진청 위태석 연구관은 “수입종 위주 마늘 시장에서 국산 품종 마늘이 결실을 보려면 일단 많이 팔려야 하고, 그 와중에 시세도 제대로 형성이 돼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시세 반영을 위해 다양한 중도매인, 거래처와 접근이 용이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려면 상장거래 방식으로 가야 된다고 판단해 홍산을 시장 평가회에 선보였다”며 “이번 홍산마늘 건은 국산 품종 마늘이 시장에서 영역을 넓힐 수 있고 상장거래도 필요하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장인균 팀장은 “산지와 조합에서 마늘을 상장거래해주면 안 되겠냐는 요청이 수시로 들어왔다. 이에 마늘 상장거래에 대한 관심을 넓혀나가고 있다”며 “홍산 마늘 이외에도 또 다른 국산 마늘 품종인 단영을 시장 평가회에서 접했고, 이를 현재 농진청과 전남지역 농가들과 대화하면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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