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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와 통제만이 능사인가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요즘 정부의 축산 관련 보도자료를 보면 살벌(?)하다. 이달 24일 배포한 ‘축산악취 관리 농가, 1차 점검 결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보면 축산악취 관리 농가 1070곳 중 507건의 미흡사례를 확인했고 농가별 위반사항이 조치기한 내 개선되지 않으면 과태료 등 법령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명시됐다. 또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본부장으로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중앙사고수습본부는 5월 1일부터 접경지역 양돈농가 축산차량의 출입통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현장에선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축산차량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5월 28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최대 100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 기준 신설·강화가 눈에 띈다.

앞선 보도자료의 공통점은 축산의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축산 농가를 규제와 통제 그리고 관리대상이라는 시각으로만 접근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서두에 살벌하다는 표현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농가들도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의 필요성을 일정 부분 동의한다.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악취·분뇨·방역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농가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이 분노하는 것은 농식품부가 축산업 진흥과 안정 보다는 규제와 통제 중심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이 같은 정책 방향이 농가들의 자발적 참여를 제한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가축분뇨 적정처리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나온 안희권 충남대 교수의 발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희권 교수는 “정부가 가축사육 제한거리를 적용할 때 뉴질랜드 같은 선진국처럼 지역 특성과 농가의 악취저감 노력을 가축사육 제한거리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규제를 하되 농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축산 농가 사이에선 정부의 정책 방향을 두고 “우리를 죄인 취급하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인식은 가뜩이나 통제와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만 높이 살 수 있다. 농식품부는 규제라는 길만 택하지 말고 농가들이 정부 정책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이현우 축산팀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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