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중국 연구진 ‘대유행’ 우려에
국내 전문가들 관련 내용 언급
“병원성 판단할 수 없는 상황
사람으로 직접 전파 해석 무리
당장 심각하다 볼 필요 없어”

현행 검역조치 유지·강화 요구


‘G4 EA H1N1(이하 G4 바이러스)’으로 명명한 중국발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사람으로 전파돼 코로나19처럼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수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바이러스가 사람에 직접 전파됐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면서, 예방 차원의 선제적 대응과 현행 검역 조치의 유지·강화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국 바이러스 통제 예방 연구소 소속 연구진 등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돼지에서 발견한 신종 바이러스인 G4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채취한 3만934건의 돼지 시료에서 165개의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리했고, 유전자형 G4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그리고 이 같은 유전자형의 바이러스가 사람 폐포상피세포에서 높은 증식률을 보이는 특성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계통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제 G4 바이러스를 돼지가 사람에게 전파한 사실도 확인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양돈장에서 일한 338명과 일반인 230명에 대한 항체 검사 결과, 양돈장 종사자 35명(10.4%) 및 일반인 10명(4.4%)이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흰 족제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사례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코로나19와 같은 G4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수의 전문가들은 당장 심각한 상황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다만 선제적인 예방조치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난형 동물감염병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대한수의사회 재난형 동물감염병 특별위원회(이하 동물감염병 특위)는 “G4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됐다는 증거가 없고, 항체 양성 환자에서 임상 증상에 대한 기술이 없다”며 “이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직접 전파된다는 연구 결과의 해석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감염병 특위는 그러나 “사람에 대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G4 바이러스의 국내 존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과거 국내에서 진단한 검체 재조사, 국내 돼지 모니터링 검사 등 선제적 예방조치와 함께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며 “중국 생돈 수입 금지 및 수입돼지에 대한 G4 바이러스 검사 추가 등 현행 검역조치도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방역 당국에 요구했다.

동물감염병 특위는 만약 국내에 G4 바이러스가 유입되더라도 생활방역 및 차단병역 시스템을 적용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국내 돼지고기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불필요한 오해 발생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감염병 특위는 “G4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유래한 바이러스라는 오해로 국내 돈육 소비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국내에서 생산·유통하는 돈육은 농림축산식품부 검사 과정에서 통제하는 만큼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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