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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양돈농가 경영압박 심각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돼지 재입식 막혀 속수무책
부채 상환·이자 부담 등 막막
긴급 경영안정자금도 무용지물


돼지 재입식이 막혀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가들이 부채 상환 및 이자 부담 등으로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 경영안정자금’도 농가 경영안정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 및 수매·도태에 참여한 농가들이 8개월 째 재입식을 하지 못하면서 심각한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시설 개선 등 농장 운영을 위해 사용한 부채 상환 및 이자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북부지역협의회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가의 평균 부채는 1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정책자금이 30%고, 70%는 대부분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을 이용한 일반자금이다. 정책자금의 경우 정부가 이자 납부를 유예해 줬으나 대출 규모가 큰 일반자금이 문제다. 오랜 휴업 상태로 별다른 소득이 없는 농가 입장에선 대출금 상환과 매월 수 백 만원에 달하는 이자 납부가 갈수록 부담이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 상황을 고려해 농가당 최대 5억원까지 긴급 경영안정자금(연리 1.8%)을 지원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란 게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가들의 주장이다. 오명준 북부지역협의회 사무국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축산 관련 채무 상환 등에 사용토록 하고 있지만, 농신보를 이용한 자금 대환에는 쓸 수 없다”며 “월 67만원 수준에 불과한 생계안정지원금으로는 농장의 전기요금을 내기도 어렵다”고 언급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활용하는 농가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북부지역협의회가 연천·파주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 정도만 자금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통해 농가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정부 설명과는 다르게 경영안정자금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돼지 ‘수매’에 참여한 농가 사정은 더 어렵다. 사육하던 돼지 가운데 20% 이상 살처분 하지 않은 농장은 관련 규정이 없어 생계안정자금과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에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가들은 정부가 당장 재입식을 허용할 수 없다면 최소한 대출금 부담이라도 일부 해소할 수 있도록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모든 일반 대출금 대환에 사용 가능하게 하거나 농신보 특례보증한도(3억)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오명준 사무국장은 “농가들이 지금까지는 살처분 보상금 가지급금으로 근근이 버텨왔지만 재입식을 못하는 현 상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희생한 농가 중 40%는 부도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며 “농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과 함께 재입식이 조속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만간 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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