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박진도 위원장 중도 사퇴에
농업계 ‘당혹감’ 표출
“개혁적 인사 조속 위촉” 촉구

박진도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 위원장이 지난 5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기 1년 만이다. 농업계는 박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번 일로 어렵게 출범한 농특위의 농정 개혁 행보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농특위는 박진도 위원장이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고, 지난 5일 최종 해촉(위촉됐던 자리에서 물러남) 처리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5일 농특위 출범 1주년을 맞아 박 위원장이 직접 담화문을 내고 1주년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힌 터라, 중도에 사퇴한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농특위는 지난해 4월 ‘효율과 경쟁 중심의 생산주의 농정’에서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 농정’으로 농정의 틀을 전환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농특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시민농성단의 단식농성과 농민, 소비자, 시민단체, 종교계 등이 결합한 투쟁으로 얻어낸 성과였다.

농특위는 작년 하반기 제주도를 필두로 전국 9개 도를 순회하며 ‘2019 전국 순회 타운홀미팅’을 진두지휘, 농정 틀 전환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데 힘을 쏟았다. 이를 토대로 12월 12일 대통령과 함께하는 ‘타운홀미팅 보고대회’가 열렸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농특위 활동에 힘을 실으면서 개혁 추진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박진도 위원장은 올해 농어민과 농어촌주민, 국가와 시민사회간 사회협약을 체결, 농업·농촌문제를 범국민적 의제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비롯 농민의 길 등 30여개의 농민단체와 먹거리진영은 7일, ‘농특위 위원장의 사직 및 해촉에 대한 입장’을 내고 “농정 틀 전환에 대한 기초를 다지고 있는 과정 속에서 갑작스레 사직 및 해촉이 결정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농특위 출범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농정 틀 전환을 위해 헌신해 온 박진도 전 위원장의 노력을 지지하며, 그동안 추진되어 온 ‘농정 틀 전환’을 통한 농정개혁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한 한국농업의 현실 속에서 농정의 틀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농특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차기 농특위 위원장과 관련해 농어민과 먹거리 진영의 의견을 반영, 농정개혁에 적극 헌신할 개혁적 인사가 위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농특위 세칙 상 차기 위원장 선임 전까지 권한대행은 당분간 제1분과위원회인 농어업분과위원회의 김영재 위원장이 맡게 될 전망이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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