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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물량 지방 도매시장서 다시 경매···시장도매인 '기형적 거래' 파문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김경욱 기자]

‘유통단계 축소’ 취지 무색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거래실적 올리기만 급급

한농연 “관리 전반 허점” 
불법전대 강력제재 등 촉구


강서농산물도매시장(강서시장) 시장도매인 출하대금 미지급과 불법 전대 문제<본보 3월 24일자 1·6면, 3월 27일자 1·6면 참조>가 불거진 가운데, A농산(강서시장 시장도매인) 전 직원으로 불리는 이 모씨가 농가로부터 받은 물건을 지방 도매시장 경매장에 재출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출하자-시장도매인-구매처’로 이어지는 시장도매인제 유통 구조가 ‘출하자-시장도매인-경매-중도매인-구매처’로 늘어난 사례다. 시장도매인제의 장점 중 하나가 유통단계 축소지만, 오히려 유통단계가 늘어난 셈이다.

더욱이 본보 취재 과정에서 만난 강서시장 유통인 K씨는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며, 시장도매인 시장 내 불법·편법이 만연하다고 주장해 심각성을 더 한다.

3월 27일 만난 K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를 입은 산지 농가가 더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또 강서시장 경매에 참여하는 중도매인은 물론 시장도매인 중에서도 이 모씨에게 물량을 보내고 돈을 떼인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시장도매인 거래 실적을 올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거래 금액을 올리기 위해 불법 전대가 자행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도매인 점포 중 일부를 내주거나 같이 영업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60% 이상은 전대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이 모씨는 지방 도매시장 몇 곳에 출하자로 등록한 뒤 농가로부터 받은 물건을 일반 판매처가 아닌 공판장에 재출하한 경우도 있었다. 일반 판매처는 판매대금 정산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공판장에 낼 경우 판매대금 결제가 다음 날 바로 이뤄지는 점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지방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근무하는 경매사 C씨는 “이 모씨를 알고 있다. 출하자로 이곳에 물건을 내기도 하고, 중도매인을 통해 물건을 가져가기도 했다”며 “이번에 문제가 터진 강형윤 씨 물건도 이곳으로 역출하한 물량이 있다. 농민이 됐든 단체가 됐든 출하를 하면 다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C씨는 또 “이곳 중도매인들도 이 모씨에게 물건을 주고 못 받은 돈이 4000만 원 가량 된다”며 “돈 문제가 터진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직 중도매인들에게 물건을 받아가는 시장도매인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3월 31일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 변제와 함께 향후 불법 전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한농연은 성명에서 “개인 간 거래로 인한 거래 공정성 결여, 불투명한 대금정산 문제 등 과거 위탁상 제도와 유사한 형태의 피해 사례들이 속출함에도 반농민적 거래 제도를 도입하고자 혈안이 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이를 방관하는 서울시를 14만 한농연과 250만 농업인은 강력하게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이번 불법 전대를 한 업체는 지난 2018년 공사로부터 불법전대에 따른 행정 조치를 받았음에도 시정조치가 명확히 이뤄지지 않아 시장도매인 관리 전반의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불법 전대 사건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간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며 “강서시장은 이미 대금 정산 조직이 마련돼 있으므로 즉시 피해자 완전 변제를 해야 하며, 추후 유사 불법 전대 발생 시에는 해당 시장도매인 자격을 즉각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전국 도매시장에 비슷한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시장도매인 뿐만 아니라 중도매인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다”라며 “시장도매인 같은 경우 이번에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구조적, 제도적 보완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관태·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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