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1대 총선이 20일 정도 남았다. 전국 253개 선거구에 내세울 후보자들을 가리는 정당별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이다. 3월 26~27일 입후보자 등록, 4월 2일 선거기간 개시 이후 2주 동안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는 대부분 지역의 공천 작업을 마무리했다. 농업 분야와 관련해 꼽을 수 있는 이번 총선의 특징은 현직 ‘프리미엄’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활동한 현역 의원의 상당수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확정 받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농민’ 출신 또는 농업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거나 당내 경선 관문을 넘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농업계로 분류되는 일부 인사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당에서 ‘험지’로 보는 지역에 공천을 받거나 군소정당 소속인 경우이어서 본선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20대 국회 농해수위 의원들은
민주당 현역의원 모두 살아남아 ‘이례적’

통합당도 ‘현역 생존률’ 높아
황주홍 의원, 민생당 후보로
김종회·정인화는 무소속
불출마·미래한국당행도


농해수위 소속 현역 의원들의 상당수가 이번 총선의 공천 과정에서 살아남으며 현직 프리미엄을 확인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농해수위에서 활동한 의원 모두가 공천을 받은, 이례적인 결과가 특징이다.

▲더불어민주당=20대 국회 전반기(2016년 6월~2018년 5월)와 후반기(2018년 6월~2020년 5월) 농해수위에서 활동한 초선 의원들은 총 7명이다. 전반기에는 △김한정(남양주을) △김철민(안산시상록구을) △위성곤(서귀포), 후반기(2018년 6월~2020년 5월)에 △윤준호(해운대을)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오영훈(제주을) 등이 있는데, 지역구 초선 의원 6명 모두 자신의 선거구에 공천을 확정했다. 서삼석·오영훈·김한정 의원은 경선을 거쳤으며, 윤준호·위성곤·김철민 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농업계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김현권 의원이 구미을 공천을 받은 점까지 감안하면 20대 국회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초선 의원들(7명)은 모두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다만 손금주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2019년 11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당내 경선을 치렀으나 유일하게 패배했다. 하지만 20대 국회 후반기 농해수위에 들어온 손 의원은 불과 몇 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무소속으로 활동한 점을 고려해 ‘무소속’ 인사로 분류했다.

재선 이상 민주당 의원들도 모두 공천을 확정 받았다. 전반기 농해수위원장과 문재인 정부의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의원(3선)과 농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개호 의원(재선)은 일찌감치 자신들의 지역구인 부산진갑과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각각 단수 공천을 받아 선거 채비를 꾸리고 있다. 후반기 농해수위 간사인 박완주 의원(재선)도 충남을에서 단수 공천을 받아 3선 도전에 나선다. 전반기 농해수위원장인 설훈 의원(4선)도 부천을 선거구에 출마한다.

▲미래통합당(구 새누리당·자유한국당)=전반기 간사인 김태흠 의원이 충남 보령·서천에 경선을 통해 공천을, 후반기 간사인 경대수 의원도 충북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서 경선을 통해 공천을 각각 확정해 둘 모두 3선 도전에 나선다.

미래통합당도 초선 의원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만희(영천·청도)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김정재(포항 북)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등 4명이 공천을 확정했다. 이만희·이양수 의원은 단수 공천을, 김정재·강석진 의원은 경선을 거쳤다.

3선 중진 의원들도 공천을 확정 받았다. 전반기 활동했던 홍문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홍성·예산에 공천을 확정 받았고, 안상수 의원은 새로 획정된 선거구인 인천동구·미추홀을에 전략 공천돼 4선을 노린다.

전반기 활동했던 △권석창(제천·단양) △이완영(고령·성주·칠곡) △이군현(통영·고성)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모두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전후반기 활동한 김성찬(창원진해구) 의원(재선)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후반기 농해수위에 배정된 3선의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기타·무소속=후반기 농해수위원장인 황주홍 의원(재선)은 자신의 지역구인 고흥·보성·장흥·강진에 민생당 후보로 나선다. 또한 김종회 의원은 김제·부안에 무소속으로 출마, 재선에 도전한다. 전반기 농해수위에서 활동한 정인화 의원도 선거구 조정이 이뤄진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최근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바꾼 정운천 의원은 비례대표 당선을 기대하고 있으며, 박주현 의원은 앞서 1월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20대 후반기 막판 농해수위에 배정된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최근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을 이끌며 총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업계 인사들은
험지·군소정당 소속 많아…‘농민 의원’ 쉽지 않을 듯 

농업경영인 출신 이규민 후보
경기 안성서 ‘3선 장벽’ 넘어야
김현권 의원, 경북 구미 ‘험지’로
   
민주당 최재관·신정훈 입성 주목 
하영제 전 차관은 ‘공천 보류’
김재수 전 장관 등은 경선 ‘고배’


이번 총선에서도 농업계 인사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농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당내 입지가 좁아 경선에 나서는 것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선 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인사들도 있다. 당에서 ‘험지’로 보는 지역에 공천을 받거나 군소정당 소속인 경우가 많아 후보자들의 분발과 유권자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경기 안성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후보가 20대 총선에 이어 나선다. 한국농업경영인안성시연합회 사무국장 출신인 이 후보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현역 의원인 김학용 미래통합당 의원(3선)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여주·양평에서는 여주시농민회원 출신의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 끝에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총선에 첫 출마한 최재관 후보는 2018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냈다.

인천 남동갑에는 유정복 미래통합당 후보가 전략 공천됐다. 유 후보는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0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전남 나주·화순 선거구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낸 신정훈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현역 의원인 손금주 의원과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을 경선에서 눌렀다. 나주농민회와 농업경영인 출신인 신 전 의원은 19대에 이어 21대 국회 ‘재입성’을 바라고 있다. 이에 맞서는 민중당 안주용 후보도 나주농민회 사무국장을 지낸 ‘농민’ 후보다. 안 후보는 2012년 통합진보당 전남도의원을 지냈다.

경북 지역은 농업계 비례의원인 김현권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구미을에서 공천을 받아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같은 당 송성일 후보는 애초 영양·영덕·봉화·울진 선거구에 공천을 받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거구 조정에 따라 영주·영양·봉화·울진으로 선거구가 변경, 경선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셨다.

경남에서는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가 관심 지역이다. 강석진 현역 의원이 ‘수성’ 채비를 갖춘 데 맞서 서필상 전 전국농협노조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전성기 함양군농민회장이 민중당 후보로 대결에 가세했다. 이 지역구에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경남 사천·남해·하동 선거구에서는 하영제 전 농식품부 차관이 미래통합당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 확정이 예상됐지만, 경선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이의신청이 제기돼 2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천 ‘보류’를 결정한 상황이다. 하영제 전 차관은 2008년 산림청장, 2009년 농식품부 제2차관, 2010년 aT 사장을 지낸 농업 관료 출신 인사다. 

부산 남갑에는 2017년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강준석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받았다.

경선 과정에서 안타까운 소식도 있다. 대구동을 선거구의 미래통합당 경선에 참여한 김재수 전 농식품부 장관은 3자 경선에서 2등을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최종 공천을 받지 못했다. 광주 광산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석형 후보도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금품 제공 의혹 등에 휩싸이며 당이 공천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해당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총선 일정은
사전투표 기간 4월 10~11일…코로나 확진자는 집에서 투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은 3월 26~27일 후보자등록 신청에 이어 4월 1~6일 재외투표, 2일 선거기간개시일, 7~10일 선상투표, 10~11일 사전투표, 15일 선거일(투표 및 개표)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코로나 확진자는 이번 총선에서 거소투표 대상자에 포함돼 사전 신고 시 집에서 투표할 수 있다는 점이 알아둘 만한 부분이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재외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한편 선상투표는 선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투표의 한 방법이다. 선거권이 있는 선원이 자신의 근무환경으로 인해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되는 투표로,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처음 실시됐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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