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월 27일 기준 1kg 4233원
이어졌던 초저돈가 벗어나
‘코로나19’ 탓 외식 줄었지만
감염 우려로 가정 내 소비 늘어
지속적 확산은 변수로 남아


초중고교 개학, ‘삼겹살데이’ 등 3월 돼지고기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선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당분간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돼지가격에 어떻게 작용할지 변수로 남아 있는 상태다.

국내산 돼지고기 도매가격(탕박, 등외·제주 제외)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감소한 소비와 설 명절 이전 늘어난 생산량으로 인해 1kg당 23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설 명절 연휴가 끝날 무렵 발생한 국내 코로나19로 외식 소비가 급감하면서 2000원대의 초저돈가 분위기가 지속됐다.

하지만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활성화를 위한 양돈 업계의 대대적인 할인·홍보 행사, 초중고교 개학과 3월 3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진행한 육가공업체의 물량 확보 움직임에 힘입어 지난 2월 11일, 돼지 도매가격은 20여 일 동안 이어졌던 2000원대를 벗어났다.

최근엔 외식 소비 감소 등 양돈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됐던 코로나19가 우려와 달리 가정 내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영향까지 발견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걱정에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어난 데다,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드나드는 장소 출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장을 볼 때 한 번에 많은 양의 육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온라인 판매도 늘었다. 돼지고기의 경우 식당에선 수입육을 사용하는 곳이 많은 반면, 가정에서는 국내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이후 돼지고기의 음식점 소비는 감소했지만 대형마트 판매, 특히 소규모 정육점 판매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망치를 웃돌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돼지관측을 통해 3월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로 인해 전년 동기(1kg 3768원)와 평년(1kg 4157원)보다 낮은 1kg당 3400~3600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2월 27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이를 훌쩍 넘어선 4233원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개학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육가공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던 시점은 잠시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이 둔화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지면서 초중고교의 개학 연기뿐만 아니라 유치원, 어린이집까지 휴원 조치가 이뤄진 상태다. 당연하게 학교 급식 등 돼지고기 대량 소비처의 운영도 잠정 중단됐다. 코로나19 감염이 안정세로 돌아서지 않을 경우 개학 및 개원 후 학교 급식이 정상화 되더라도 기타 대형 급식소를 통한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는 위축될 가능성 높다. 외부 모임과 행사 등이 취소되고 있는 것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따라서 돼지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급 대책 마련 및 운영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국내산 삼겹살, 목살 등의 가정 소비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에 있지만 그 외 전·후지 같은 부위는 여전히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도매시장 기능 활성화 방안 수립 및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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