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환율·곡물가격 상승 등 이유
1㎏당 20원 전후 수준 추정
“소비 위축·가격 폭락 외면하나”
축단협 철회 요구 성명


일부 사료업체가 사료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축산단체들이 생산비 이하로 형성된 축산물 가격으로 고통 받는 축산농가를 외면한 인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료가격 인상폭은 1㎏당 20원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인상이유는 환율과 해상운임비·곡물가격 상승 등이다. 실제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17원으로 가장 최저치였던 지난해 12월 31일 1156원 보다 올랐다. 또 코로나19 발생 등의 여파로 해상운임비도 상승하고 있다. 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곡물을 실은 배가 한국·중국 등 동아시아에 올 경우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예방차원에서 약 2주 간 격리된다”며 “이 같은 조치로 원료 운송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2주 동안 격리되는 선박의 발이 묶이면서 물류비용이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인상조치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2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곡물가격과 수입 여건을 보면 사료업계의 고충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질병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 위축으로 축산물의 가격 폭락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축산농가들은 평생 일궈온 생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일부 사료업체의 배합사료 가격 인상과 인상 움직임으로 농가들은 절망과 분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월 21일까지 돼지 평균가격은 ㎏당 2953원에 불과하다. 생산비 4200원과 비교하면 농가들은 손해를 보고 출하하는 상황이다. 이에 축단협은 “양돈농가는 돼지 한 마리 출하 시 15만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고 채란농가들도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산비 이하로 형성된 가격으로 생사의 기로에 처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료업계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농가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2개 업체의 사료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다른 업체들의 인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축산단체의 한 관계자는 “하나의 업체가 소위 총대를 매고 인상했으니 눈치를 보던 다른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축산단체들은 사료업계가 축산농가의 고통을 나누는데 함께 할 것을 촉구했다. 축단협은 성명서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면 상생만이 답”이라며 “축산업에서 생산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가격 인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다시금 판단하길 바라며 농가와 고통을 분담하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사료업계가 되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만약 상생과 협력의 길을 외면한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축산농가의 피해가 오롯이 사료업계의 몫으로 돌아가는 만큼 사료가격 인상 중단과 철회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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