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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허선진 중앙대 교수

동물질병 예방 행동수칙 철저히 준수
값비싼 희생보다 ‘유난스런’ 준비
관련기관 전문인력 대폭 보강해야


얼마 전 있었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진정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시점에 또다시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가 대유행 단계에 이르러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최근 발병한 두 질병 모두 그 시작이 인접국인 중국이라는 사실이 우리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009년 2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부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2020년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4~5년을 주기로 고감염성 질환이 발병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러한 질병 모두 동물로부터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이란 동물이 감염되는 병원체가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질병을 말하는데, 최근 들어 야생동물 뿐만 아니라 경제동물에 의한 인체 감염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바이러스성 질환과 같은 고감염성 질병은 의외로 오래전부터 예방과 통제 방법이 비교적 잘 확립됐다. 바이러스성 질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검역, 수출입 통제, 발병 신고, 감염 동물의 살·도축, 오염원 제거, 격리, 치료, 백신접종 및 벌레제거 등 크게 9가지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바이러스성 질환의 통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백신의 작용범위 확대, 새로운 백신의 개발, 위생 개선, 값싼 백신의 보급, 보고 또는 경보 시스템의 개선, 최적의 수학적 모델개발, 항바이러스 약품 개발, 소통 및 교육 등을 들 수 있다.

이렇듯 바이러스성 질환을 통제하는 방법과 절차가 이미 잘 확립됐음에도 고감염성 질병을 통제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부족한 인프라, 국가 간 이동의 증가, 바이러스 돌연변이, 백신 디자인, 숙주, 괴담 또는 불량 백신 등이 주요 장애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현 상황에서 질병을 통제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는 요인 중에 하나는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불협화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거 우리는 수차례 경험을 통해 질병을 통제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계속해서 보강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나 농림축산식품부 또는 질병관리본부 등 직접 관련된 조직과 인력에만 주로 한정됐고, 국민들은 국가가 지켜주기를 수동적으로 관망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제부터 정부와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가상의 질환 X’(Disease X)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예방 시스템을 다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축산현장에서도 동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행동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현재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야생동물 등에 의한 것이라면 인간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경제동물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상황으로 가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물론 현 단계에서는 너무 지나친 비약이기는 하나 안전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므로 경제동물과 사람이 질병을 상호 전파시키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정기적인 소독과 방역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농식품부는 축산업계에 대한 더욱 더 보완된 방역 조치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흔히 철저한 준비나 예비 행동을 두고 “유난스럽다” 말하고 귀찮게 여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면 “왜 준비하지 않았냐”고 비판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처음에는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인류 전체의 문제로 확대 중이다. 처음 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난스럽게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금이 바로 축산업계가 유난스러워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난스럽다는 말을 듣는 것이 값비싼 희생을 치르는 것 보다 나을 것이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구제역 방역에 투자한 비용만 3조원 이상으로, 구제역이 집중됐던 2010년과 2011년 두 해 동안만 2조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구제역은 인체감염이 없었기에 그 정도에서 끝날 수 있었을 것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 기관으로 격상하는 등 질병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들을 해왔고, 2019년 아프리카돼지 열병 사태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학계는 관련된 전문 인력 양성과 확보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축산과학원 등 관련된 기관들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대폭 보강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감염성 질병의 해결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 동안 경험한 바와 같이 이번 사태 또한 슬기롭게 해결할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 모두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하나된 목소리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 국가의 위기상황이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언론은 과도한 공포심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대책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정부가 어떻게 조치한들 국민들의 비판을 피할 길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다. 이것은 수천년 인류가 싸워오면서 만들어온 인간 보편의 가치다. 감염자도 비감염자도 모두 평등한 인간으로 그 아픔을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인종간의 혐오나 이웃 간의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감염 현장에서 뛰는 의료진과 관련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종사자 등 모든 이들이 우리의 국민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다. 자신들의 가족을 두고 타인의 가족을 지키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포심으로는 결코 공포를 이기지 못한다. 안전의 반대말은 불편함이다. 안전을 위해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나와 내 가족이 다음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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