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오는 31일 치러지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본격화됐다. 지난 17일 마감 결과 총 10명이 등록해 역대 가장 많은 후보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한 셈이다. 예비 후보 13명 가운데 10명이 최종 주자로 나선 점에서 혼탁과 과열 우려가 제기된다. 물론 막판까지 후보간 합종연횡을 통한 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1118개 조합은 물론 12만여 명의 임직원 및 전체 농민조합원을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공정한 선거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농협회장 선거를 돌아볼 때 공명선거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거과정의 금품과 향응 제공 및 당선 후 자리보장 등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직전 회장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선거관련 재판을 받았다. 중앙회장은 비상근이지만 사실상 인사와 경영 등을 총괄하는 자리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전임 회장 측근들의 선거 영향력 행사 등 혼탁 선거 양상이 제기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선관위와 농민들이 불법·혼탁선거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면서, 후보들도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공정한 정책선거를 실천하는 원년이 되기 바란다. 사실 현행 농협회장 선거는 기존 직선제에서 이명박정부 당시 간선제로 변경돼 대표성 상실이란 지적이 뒤따른다. 더욱이 조합원 대상의 정책간담회나 홍보가 금지된데다 음성·화상·동영상 통화나 전송도 허용되지 않아 ‘깜깜이 선거’란 비판이 거세다. 따라서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 농민들이 투표할 수 없고, 중앙회장 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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