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전북 장수군 산서면의 한 어린이집이 원아 부족으로 폐원하려다 젊은 부모들의 노력으로 다시 개원한다는 소식이다. 폐원은 미뤄졌지만 어린이집이 언제까지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어린이집 폐원 문제는 언제든지 수면위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농촌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다는 우려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됐다. 마을별 조사 결과 10년이 되도록 단 한명의 아이도 태어나지 않았다는 통계까지 나왔다. 이로 인해 매년 초·중등학교 폐교 문제가 농촌사회를 빠르게 해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는 최근 귀농귀촌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8년 기준 귀농·귀촌 인구는 약 34만 가구, 49만명을 넘었다. 특히 귀농귀촌인 중 30대 미만 연령층 비중이 50%에 달한다. 이들이 농촌에 계속 남아 결혼할 경우 아이도 낳을 것이다. 하지만 열악한 아이들 보육과 교육 현실을 접하게 될 때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할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획기적 정책변화가 없는 한 장수군 산서면의 젊은 부모들이 겪는 현실을 고스란히 답습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이런 측면에서 농촌사회 젊은 부모들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인 영유아 보육과 교육 문제를 지역 사회에만 맡겨 두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는 귀농·귀촌 청년들이 아이 낳고 정착할 수 있도록 영·유아 공공보육과 교육을 보장하는 정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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