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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의 주체인 사람, 지역은 지속 가능한가?

[한국농어민신문]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김경미

농촌의 자원 산업화 위한 각종 정책
사업 주체인 사람들 지역서 살 수 있게
도시와 동등한 공적 서비스 받아야 


2020년 새해가 밝았다. 1월 1일 0시에 처음으로 태어난 아기 이야기를 접하면서 올 한 해는 정말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그러나 그 아이가 태어나서 한 사람의 성인으로 자라 자신의 몫을 해나갈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을 수 있을까? 지자체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출산 아동 지원금도 있고 육아휴직제도도 있다. 물론 아직도 아이를 사회적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 아이 하나하나에 대한 지원이라는 관점의 정책은 초기단계이지만 말이다. 우리 정책들이 점점 개별 인격체를 중심으로 전환돼가고 있지만 농업정책은 아직도 농가 또는 지역단위에 머물러 있다. 만약 그 아이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태어났다면?

2018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읍면 소재지에 산부인과가 있는 비율은 21%, 소아과는 30% 수준이다. 전문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평균 47㎞로서 경기지역(28㎞), 특․광역시(30㎞)는 상대적으로 가깝지만 전남(58㎞), 충남(54㎞), 충북(50㎞) 등은 이동거리가 50㎞이상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그 아이 치료를 위해 최소 1시간 반 이상을 자동차로 운전해서 가야하고, 이동수단이 없으면 매우 긴 시간을 투자해서 가야 하는 것이다. 즉 도시에서 아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회당 비용에 비해 농촌지역에서 아이들을 키우려면 회당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서비스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촌의 어린이나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 정착하는 비율은 11% 정도라고 한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도시에서 이주하는 이유는 주택 확장이 56.2%, 직장이 17.1%인 반면에 농촌에서 이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이 25.9%, 주택 확장이 28.2%, 교통․편의시설 등 생활환경 관련 사유가 25.3%로 나타났다. 삶에 대한 행복감은 도시의 62.3점에 비해 농촌은 58.7점이고, 지역사회에 대한 체감 만족도도 도시는 61.3점인데 농촌은 55.8점이다. 보건의료, 교육, 문화와 여가, 기초생활기반, 경제활동기반에서 도시보다 농촌의 만족도가 크게 낮다. 반면에 환경과 경관,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도시와 거의 비슷하기는 하나 농촌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농촌의 자원을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하고 지역단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사업에서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것은 바로 ‘역량’이다. 지역의 역량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업수행을 위한 지침서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크게 5가지다. 먼저 자원으로, 주민 개개인, 사업 담당자, 경관·문화·역사적 자원, 참여의지 등이다. 둘째로 조직. 공동체, 조직체, 협의체, 지역(커뮤니티) 활동 수준 등이다. 셋째로 내용(콘텐츠)은 사업이나 활동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거버넌스는 지역 내·외부의 결합 또는 지지해주는 협력 관계이다. 민간-공공(정부)기관-사업참여자(수혜자)-기타 조직 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그리고 리더십과 사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 경영할 수 있는 것인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사업의 결과는 궁극적으로 지역단위 사업 또는 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살맛 나는 삶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지침에 따른다면 사업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분명 지역의 주민이다. 그런데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 사회 인구감소의 현상이 도시와 농촌지역이 다르다고 한다. 도시는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인구 속에서도 청년층의 유입을 통해 젊은 인구비중이 높은 반면 농촌은 전체적으로 감소하면서 50대 후반의 노년층 유입을 통해 고령 인구비중이 높다는 것. 지금까지 인구정책은 개별 지역정책으로 추진됐으며 인구 유출-유입이라는 이동성을 통해 형성된 불균형 문제를 출생-사망의 격차로 발생하는 자연적인 문제로 해석해 처방하는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 지적은 매우 적합하다. 이제 지역이 삶의 터로서 매력적이도록 좀 더 통합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땅의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받아야 할 공적 서비스의 질을 동등하게 하는 기준에서 출발하자는 말이다. 그래야 발전의 주체인 사람이 지역에서도 계속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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