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토양 속 보이지 않는 적이면서 농산물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잡초 및 선충에 대한 연구의 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국립농업과학원 잡초 및 선충연구실의 경우 각각 2명의 연구자가 관련 R&D(연구개발)를 담당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2명이 공로연수에 들어간 반면, 작물보호과 연구직의 정원초과를 이유로 신규 배정을 받지 못하면서 2019년 2월에 발령받은 2명만 남게 된 것이다. 이런 조치에 대해 지구 온난화, 농산물 교역 증가로 외래 잡초 및 선충피해가 급증하는 현장상황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인사란 지적이다.

외래 잡초의 경우 2005년 100종에서 2015년에는 166종으로 66%가 늘었고,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발생은 2012년 17만6870ha에서 2018년에는 44만7455ha로 2.52배나 증가했다. 2011년과 2017년 고랭지 배추밭에서 최초 보고된 사탕무씨스트선충과 클로버씨스트선충은 200여종의 작물에 피해를 발생시킨다. 이런 탓에 잡초 발생상황 파악, 토양선충 피해진단, 방제기술 개발 등에 대한 농업현장의 요구가 매우 높다. 씨스트선충류에 대한 진단의뢰가 매년 80건이 넘고, 공적방제효과에 대한 평가는 300여점, 민원전화도 100여건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인력구조라면 병해충, 잡초, 선충에 대한 전국적 컨트롤타워 역할은커녕 본연의 연구과제 수행에도 빠듯해 보인다. 한정된 정원으로 새로운 과제나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인력의 재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관련연구의 연속성을 끊어놓을 지경이어서는 안 된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인력운영으로 제대로 된 역할수행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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