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한돈협회, 모니터링 사업 결과 
모든 업체 사료샘플서 검출
허용기준치 넘진 않았지만
돼지에 치명적이라 예방 시급 


돼지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배합사료 내 곰팡이독소 발생 예방을 위해서는 배합사료 원료 도입 단계에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대한한돈협회가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도출한 내용으로, 협회는 전국 10개 양돈 농가에서 국내 주요 10개 배합사료 생산업체의 사료 샘플을 채취하고, 이를 국제공인분석기관에 의뢰해 곰팡이독소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샘플은 지난해 5월과 7월, 9월 등 총 3차에 걸쳐 채취했으며, 농장 입고 전 사료차량에서, 또 농장 입고 후 총 두 차례에 걸쳐 수거했다.

한돈협회가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곰팡이독소 오염도를 파악하는 이유는 돼지가 곰팡이독소에 가장 민감한 동물로, 곰팡이독소 오염도가 높은 사료는 돼지에 급성 또는 만성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사료관리법상 ‘관리대상 곰팡이독소’인 아플라톡신(Afla)과 오크라톡신 A(OTA), ‘관리 추천 곰팡이독소’인 퓨모니신(FUM)과 보미톡신(DON, 디옥시니발레놀), 제랄레논(ZEN)에 대한 오염도를 파악하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업체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업체의 사료 샘플에서 곰팡이독소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대상 곰팡이독소는 일부 사료에서만 확인됐으나, 관리 추천 곰팡이독소는 1·2·3차에 걸쳐 총 116개의 샘플 중 보미톡신 115개, 퓨모니신 116개, 제랄레논이 82개 샘플에서 검출됐다. 특히 모든 사료에서 퓨모니신·제랄레논 등 관리 추천 곰팡이독소가 두 가지 이상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돼지의 호흡기질환 및 심장질환, 간·신장 병변을 유발할 수 있는 독소인 퓨모니신에 대한 양성률은 100%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사료업체들이 관리 추천 곰팡이독소에 대해서는 관리를 소홀이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분석에선 관리대상 곰팡이독소와 관리 추천 곰팡이독소가 한 번에 모두 검출된 사료 샘플도 2개가 나왔다.

다행히 이번에 검출된 모든 곰팡이독소는 오염도가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염도가 낮더라도 2개 이상의 곰팡이독소가 복합작용을 일으키면 돼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배합사료 원료에 대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실제 이번 사업을 담당한 정P&C연구소 관계자의 지적이다.

정종현 정P&C연구소 전무는 “오염도가 낮은 곰팡이독소라도 다른 곰팡이독소와 연합 작용을 해서 돼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2개 이상의 곰팡이독소가 복합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증상에 대해서도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현 전무는 이어 “배합사료 원료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원료 도입 단계부터 곰팡이독소 발생 예방을 위한 관리와 곰팡이독소 모니터링과 관련한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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