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평, ‘계간 축열 시스템’ 개발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봄~가을 남은 태양열 탱크 저장
에너지 부족한 겨울철에 사용
유리온실 대상 현장실증 성공


앞으로 태양열을 봄부터 겨울까지 일조량에 관계없이 연중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잉여 태양열을 보관·이용하는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을 통해서다. 이를 유리온실에 적용, 농가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식품부와 함께 2015년부터 3년간 유리온실 자립화를 위한 태양열 계간 축열 기술 개발을 지원한 결과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 개발과 함께 국내 최초로 유리온실 대상 현장실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 태양열 시스템은 난방 부하가 없는 계절에는 일조량이 많아 잉여 에너지가 발생하는 반면, 난방이 필요한 계절에는 일조량이 부족해 에너지 생성이 쉽지 않다. 그만큼 태양열을 연중 사용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난방 분야에 활용하기 힘들었다. 이런 단점을 개선한 것이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이다. 농기평은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봄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남은 태양열을 축열탱크에 보관해 겨울철과 같이 에너지가 부족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인하대 연구팀의 서태범 교수는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은 여름철 태양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겨울철에 사용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아이디어였다”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 부피가 커야 하는데, 유리온실의 경우 이미 부피가 큰 시설이고 여기에 또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을 넣는다는 것이 온실을 처음 만들 때부터 장소를 확보해놓지 않는 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을 유리온실에 적용하지 못했던 이유인데, 인하대 연구팀은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내 유리온실 농지 위에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을 설치했고, 이는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을 유리온실에 설비한 국내 최초 사례다. 설치 전후의 연간 난방 비용 절감효과를 비교했을 때 약 57%가 줄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여기에, 연구팀은 유럽의 계간 축열 시스템은 기존 태양열 시스템보다 경제성이 50% 가량 향상된 가운데 난방 부하 대비 태양열 의존율이 50~80% 증대됐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오경태 농기평 원장은 “‘태양열 계간 축열 시스템’은 설치 후 지속적으로 에너지 공급량이 감소하는 지열과 달리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 농가의 난방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며, 유리온실 외에 농산물 건조 등의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태범 교수는 “농산물을 건조하는데 화석연료 대신 태양열을 쓰면 비용부담도 줄일 수 있다”며 “마을단위별로 창고크기의 건조기를 태양열로 돌리면 에너지 효율이 좋아질 수 있어 추후 과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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