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박람회 친환경 부문 2년 연속 금상 오승훈 씨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직접 배양 미생물 지속 관주
석회보르도액 희석배수 조절 등
가을장마·태풍에도 품질 유지
크기·외관별 선별방식 벗어나야


“친환경 감귤 재배는 제주의 미래세대와 자연환경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농사라고 생각한다. 제주를 위하고 소비자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친환경 농사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열린 제주감귤박람회 우수감귤 품평회에서 친환경 재배 부문 2년 연속 금상을 수상한 오승훈(47) 씨의 친환경 감귤 재배에 대한 생각이다.

일반 관행재배와 비교해 친환경 감귤 재배는 농장 관리가 어렵고 평균 당도 역시 일반 노지감귤보다 낮다.

특히, 가을장마와 세 차례에 걸친 태풍 등 고품질 감귤 재배에는 기후 조건이 알맞지 않았음에도 오씨는 농장 현장조사에서 당도 12.2~13브릭스, 산함량 1.06%로 고품질 친환경 감귤을 생산해 친환경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과수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오 씨는 지난 2015년 무농약 감귤 재배를 시작해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9917㎡(3000평) 규모의 ‘감귤보스’ 친환경 감귤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무농약, 무화학비료를 시작으로 5년째 친환경 감귤 농사를 짓고 있다”며 “지난해 유기인증을 받아 올해 2년차 유기농감귤 농사를 짓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는 “매월 감귤기초교육과 친환경농업 교육을 받고 미생물을 직접 배양, 과수원에 지속적으로 미생물을 관주하고 있다”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풀을 키우는 초생재배로 예초 후 나온 풀을 감귤나무 밑에 둬 토양에 유기물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재배 방식을 설명했다.

친환경 감귤 재배는 그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해마다 달라지는 기후로 친환경 감귤 농사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덥지 않아 저온성 더뎅이병이 7월 이후 발병해 방제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가 자주오고 올해 서늘한 기후로 병충해 방제 예측이 힘들었음은 물론 2주 간격으로 제주에 불어 닥친 태풍으로 병충해 방제시기를 잡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비 날씨 전후 자가 제조 석회보르도액을 평소보다 희석배수를 낮춰 강하게 방제 한 것이 주효했다”며 “마지막 태풍 이후 날씨가 좋아져 칼슘과 바닷물 등을 주기적으로 10월말 까지 3차례 이상 옆면시비 하니 평년보다 좋은 당도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감귤을 재배하는 그에게 시급하게 바뀌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다름아닌 감귤정책이다.

그는 “30년 이상 지속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매년 이상기후로 감귤농사가 쉽지 않아 감귤 재배를 위한 기후변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제초제, 화학비료, 작물보호제를 사용하는 관행에서 탈피하고 크기별 선과방식과 외관선별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외관 품위가 떨어져도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감귤생산 및 출하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협 역시 유통에 대한 노력을 집중해 감귤산업이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친환경 농업에 대해 “제주 자연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는 철학을 가지고 친환경 감귤재배를 하고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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