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제주지역 잇단 태풍으로
폐작면적 증가·휴경 늘어
단수 10a당 전년비 6% 감소

출하 초중반 물량 부족하다
3월 이후엔 홍수출하 전망도


올해 태풍이 잇따르면서 월동무 작황이 좋지 않아 내년 1~2월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동무 주산지인 제주지역에서 지난 태풍으로 절반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낸 농업관측에 따르면 2019년산 월동무 재배면적은 5094ha로, 전년 및 평년보다 각각 21%, 14% 감소했다. 이는 생육기 잦은 비와 9~10월 이어진 태풍으로 폐작면적이 증가했고, 제주도가 피해농가를 위한 휴경보상 지원금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월동무 단수는 10a당 5244kg으로, 전년 및 평년 보다 각각 6%,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월동무 전체 생산량은 26만7000톤 내외로, 전년 및 평년보다 각각 26%,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7~8일 제주지역 월동무 재배현장을 둘러본 가락시장 도매법인 대아청과에 따르면 올 가을 태풍 피해로 절반 정도의 월동무 피해가 발생한 상태로, 월동무 주 출하시기인 내년 1~2월 경에는 수급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무의 경우 올해 8월 파종한 밭에선 90% 이상 피해를 입었고, 9월 추석 직전 2차 파종한 것은 50% 가까이 피해를 입었으며, 10월 재파종이 이뤄진 것도 또 다시 태풍이 덮치면서 50% 가량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월동무 포전매매 가격은 정식 이후 거래가가 1만~1만2000원 선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중순 이후로 월동무 출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이나 출하량 감소로 예년보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속적인 출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가격 진폭도 커질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에서는 월동무 출하 시기 크기가 약간 작더라도 적극적인 출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산지와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태다.

대아청과 관계자는 “9월 두차례의 태풍 피해로 월동무 재파종이 이뤄졌는데, 10월 3번째 태풍이 온 것은 재파종 시기가 안 맞아 결주된 형태로 그냥 놔둔 상태”라며 “내년 2월까지는 월동무 출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산지에선 월동무 초중반 출하기엔 물량 부족할 수 있으나, 이후엔 홍수 출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수입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내비치고 있다.

오유신 성산일출봉농협 과장은 “세 번의 태풍으로 정상적인 파종을 못했고, 서너 번 파종을 한 농가도 있다”며 “이에 12월부터 2월까지는 물량이 많이 부족하겠지만 3월 넘어서면 오히려 물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 과장은 “산지에서 가장 걱정하는 건 수입무가 들어오는 부분”이라며 “자칫 수입무와 3~4월 물량 증가가 맞물리면 최악의 상황까지 올 수 있고, 무엇보다 수입무가 한번 들어오면 앞으로 더 공고화될 수 있다. 농가들은 최근 2~3년간 무 가격 약세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수입무가 확산되면 이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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