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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법화 하고싶어도 못해” 그린벨트 낙농가 하소연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사연
6년 전 HACCP인증 취득
축산업 허가증 보유했지만
구제대책 없이 폐쇄 직면
안타까운 현실에 공감 확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그린벨트지역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낙농가의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와 축산농가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린벨트 농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때문에 목장을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글에 따르면 필자는 남양주의 그린벨트 안에서 부모님에 이어 낙농업을 하고 있다. 축산업 허가증도 보유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그린벨트 내에서 축산업을 영위하는 농가들의 현실은 암담하다. 우선 글쓴이 농장은 그린벨트 내에 축사를 지으려면 그린벨트 안에 주택이 있다는 조건 하에 495㎡(150평) 규모로 허가를 받았다. 낙농업에 종사 중인 그는 착유실과 착유대기실, 기계실, 냉각실, 부대시설 등을 짓는데 330㎡를 사용해야 하고 퇴비사까지 갖춰야 한다. 동물복지법에 따라 젖소 1마리당 33㎡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허가 받은 공간 내에서 이 같은 시설을 갖추려면 소를 키울 공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결국 비닐하우스와 가설 건축물을 만들어 소를 키우게 됐다. 물론 6년 전 HACCP 인증을 취득하는 등 환경적으로 문제없이 젖소를 키우고 있다.

이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은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를 위해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다. 글쓴이는 “이 법에 따라 다른 지역 농가들은 농장의 건폐율에 따라 합법화했거나 합법화를 진행 중”이라며 “몇 년 전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였다가) 풀린 농가는 합법화를 할 수 있지만 나는 그린벨트지역 안에 있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누구는 운이 좋아 넘어가고 누구는 운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현재 그린벨트지역을 포함한 입지제한 지역에서 낙농업에 종사 중인 농가는 511곳으로 전체 낙농가의 약 10%에 달한다. 해당 낙농가들이 무허가 축사 적법화를 받지 못해 폐쇄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 낙농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비중이다. 그래서 낙농육우협회는 입지제한지역의 무허가 축사에 대한 대책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글쓴이는 “강력한 법 때문에 살아날 기회가 없다. 담당 공무원들에게 질의 해봐도 그린벨트는 답이 없다는 말만 하고 지역 농축협도 두 손을 들었다”며 “생업을 못하게 됐다. 도와 달라”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27일 게시된 글은 2일 16시 현재 974명의 동의를 얻었다. 아직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20만명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지만 축산농가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청원마감은 10월 27일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린벨트, 입지제한구역 등에서 축산업을 영위하는 농가들은 무허가축사 적법화에 동참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폐쇄명령 등 강제적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들은 그린벨트지역, 입지제한구역 지정 이전부터 축산업을 영위한 국민”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마땅한 보상과 이전 대책 등 아무런 대안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어 한 농가가 답답한 심경을 호소하는 국민청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축산농가는 물론 업계 종사자들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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