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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젊어진 축제’···전통식품의 매력 재발견하다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서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제15회 떡·한과 페스티벌’에서 떡메치기를 하는 모습.
▲ 서울시와 농협이 주최한 '위드미페스티벌'에서 주요 내빈들이 관람을 하는 모습.

전통주·떡·한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먹거리 축제 가보니


가을의 첫 자락인 9월말. 도심에서도 추수의 계절을 맛볼 수 있는 잔치가 있었다. 바로 가을 먹거리축제다. 명절이 아닌 일상에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 떡·한과 등 전통식품을 만날 수 있는 축제라면 더욱 의미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식품 축제라고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축제 곳곳에선 젊은 세대에 눈높이로 펼쳐진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통식품 축제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이 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청광장과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전통식품 축제를 찾아가봤다.


#자랑하고 싶은 전통주

서울시청 ‘위드미페스티벌’서
크래프트 막걸리·우리술 시음
‘도깨비 술·술취한 원숭이’ 등
획기적인 디자인 제품들 선봬
줄서서 맛보고, SNS에 자랑도

시음 행사 기획한 명욱 교수
“젊은 세대 추구 뉴트로·소확행
전통주에도 있다는 것 알리고 파”


서울시와 농협이 우리쌀 소비촉진을 위한 ‘위드미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특별 행사로 ‘크래프트 막걸리·우리술 야외 시음회’를 열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아침부터 쌉쌀하고 구수한 누룩 향기가 진동했다. 추록 잔디 위에 빼곡히 자리한 전통주 부스에는 오밀조밀한 막걸리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중천을 지나면서는 직장인, 관광객 등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막걸리를 시음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2개 부스, 50여개의 막걸리가 즐비했지만 서로 비슷한 막걸리는 하나도 없었다. 순수 미술 전공의 김정대 부부의 단양 ‘도깨비 술’, 서양화 전공의 이계송 화백의 평택 ‘호랑이배꼽 막걸리’ 등 획기적인 디자인 제품의 전통주부터 별 헤는 밤을 모티브로 한 홍천 ‘술 헤는 밤 막걸리’, 붉은 누룩을 사용해 시뻘건 색을 자랑하는 용인의 ‘술 취한 원숭이’ 등 전통에 트랜디를 접목한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단맛이 위주인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드라이한 맛을 추구한 여주 '백년향'과 원주의 '모월 연', 전남 장성 편백나무 숲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성의 '산소 막걸리'는 맛의 차별화를 추구한 제품이다.

“지금 여기서 한 병 사갈 수 도 있나요?” 전통주 시음을 하고 나서 마음에 드는 막걸리를 한 두병씩 사가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술 야외 시음회 행사를 기획한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교수를 만나봤다. 그는 10년 전 전국의 지역 막걸리 400종을 마시고 DB로 만들어 포털사이트 지식백과에 콘텐츠를 제공한 주류문화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축제를 통해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소확행, 워라벨, 뉴트로가 전통주에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통주가 기존의 획일화된 대기업의 술보다 훨씬 참신하고 개성 있다는 것을 알려 궁극적으론 전통주를 통해 마시고 취하는 부담되는 술자리에서 대화와 해학이 이끄는 재미있는 술자리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전통주가 변화하고 있고 무엇보다 전통주의 핵심인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전통주가 전통이라는 권위에서 탈피하고 있는데, 막걸리는 사발에 거하게 마셔야 한다든지, 페트병에 담겨야 한다는 등 이런 편견을 깨면서 특히 2030과 소통하기 위해 디자인부터 함께 먹는 음식까지 가볍고 경쾌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그래도 전통주는 각 지역의 쌀을 사용하고 인공감미료도 넣지 않기 때문에 겉모습은 변화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내용물은 진짜 전통주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관람객들의 반응도 무척 좋았는데 특히 2030 세대가 많이 와서 직접 맛본 전통주를 소개하고 싶다며 인스타 등 SNS에 올렸다. 전통주가 자랑하고 싶은 술이 된 것”이라며 “소비자가 좋은 원료로 오랫동안 빚은 우리 전통주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단순한 전통이 아닌 사람의 고민이 녹아있다는 것을 인정을 해 주는 문화가 커져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 떡·한과 페스티벌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신희빈(20), 백윤주(20), 최성현(20) 한국관광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떡·한과, 젊음이 꽃피다

남산한옥마을 떡·한과 페스티벌
‘세계화’ 주제 학생 경연대회도
꽃모양 떡 케이크가 대상 차지 
“우리 농산물로 만든 떡·한과가
우리의 소울 들어간 소울 푸드”


이튿날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전통식품인 떡·한과 축제가 열렸다. 남산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입구에서부터 떡 매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한국전통떡한과세계화협회가 주최한 제15회 '떡·한과 페스티벌’에선 전국 팔도의 지역을 대표하는 떡·한과를 자유롭게 맛 볼 수 있었다. 한옥마을답게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형형색색의 떡·한과를 손에 들고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었다. 한쪽에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른 한쪽에선 떡·한과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손길로 분주해졌다. 이날은 고등학생·대학생들이 ‘세계화를 위한 창의성이 높은 떡·한과’를 주제로 3인1조로 경단, 절편, 다과 등 떡·한과를 만들었다.

90분의 경연시간이 끝나고 한국관광대학교 조리학과 신희빈(20), 백윤주(20), 최성현(20) 학생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앞으로도 한식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신희빈 학생은 “대상을 받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며 “떡을 반죽하고 만드는 데 워낙 시간이 많이 들어 연습만큼 작품이 잘 나오지 않아서 대상 기대를 안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한식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어봤다. 백윤주 학생은 “한식은 정교한 음식이다”며 “오늘 도전한 떡·한과 역시 특히 손이 많이 가는 분야이다. 처음엔 이런 수고와 노력이 어렵기만 했지만, 한식이 다른 일식이나 양식, 중식에 비해 정교하고 섬세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성현 학생은 “다양한 색소를 활용한 앙금으로 꽃 모양을 만들어 떡케익 위에 장식을 한 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해외 것이 아닌 우리 농산물로 만드는 떡·한과는 우리의 소울이 들어간 소울 푸드”라며 웃어보였다.

이날 심사위원을 맡은 최봉순 혜전대 교수 역시 “젊은 학생들답게 대회에서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며 “음식에 잘 안 쓰는 보라색을 활용한다던지, 앙금으로 꽃 모양을 내서 꾸미는 것들을 보며 앞으로 떡·한과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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