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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상생기금 인색한 대기업···재계 1위 삼성 ‘한 푼도 안 내’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17년 도입돼 올해 3년차에 접어든 농어촌상생협력기금(농어촌상생기금)의 민간 기업 참여가 해마다 줄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대기업이 기금 도입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고 농업 분야와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과 함께 정부의 출연 근거를 담은 법 개정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입 3년차 민간 기업 참여 ‘뚝’
조성 목표액 턱 없이 모자라
올해 8월까지 20% 수준만 모여

FTA 수혜 가장 많은 재계 5위권
3년간 19억 수준 생색내기 뿐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은
102개 대기업 8009억이나 출연

민간 기업 강제할 수단 없는 탓
정운천 의원 ‘정부 출연’ 법 추진


▲민간 기업 실적, 해마다 감소=농어촌상생기금은 2015년 11월 30일 여야정 협의체의 합의사항으로, 한·중FTA 비준과 관련한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2016년 법 개정 이후 2017년 1월 도입됐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업계는 조세 방식의 무역이득공유제를 요구했다. 농업 분야의 희생을 전제로 시행되는 FTA인 만큼 발생하는 수익을 농어촌 분야에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로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를 통한 기금 조성 방식 체계인 농어촌상생기금 도입으로 대체했다. 당시 농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민간 업체의 자율적 참여에 기댄 기금 조성이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민간 기업의 실적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도입 첫 해인 2017년 3억90만원, 2018년 52억1500만원, 2019년 8월 기준 15억850만원 조성되는 데 그쳤다. 3년간 70억244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조성액의 11.7% 정도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대기업 관계자들을 국정감사에 불러 기금 참여를 독려했지만,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이 때문에 농어촌상생기금 조성 목표 자체가 터무니없게 보이는 상황. 농어촌상생기금은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총 1조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3년차인 올해 3000억원이 조성돼야 하지만, 실제 조성 금액은 599억2871만원(2019년 8월 기준)에 불과하다. 목표 대비 20% 정도 달성한 수준이다.

▲농업 분야 상생에는 인색한 대기업들=여야정 합의 직후 당시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연연합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의 공동 명의로 “환영” 입장을 밝힌 경제계는 농어촌상생기금 참여에 소극적이다 못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민간 기업별 출연현황을 보면, FTA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재계 5위권 대기업들의 참여가 부진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계열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H대기업이 6억209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을 제외한 5위권 대기업 그룹(계열)이 낸 출연금은 3년간 19억2090만원에 그쳐 ‘생색내기’ 출연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등을 목적으로 조성 중인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에는 대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어 농업 분야에만 인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2011년부터 시작한 대중소기업상생기금 출연액은 9년차를 맞은 올해, 7월 기준 1조628억원이다. 102개 대기업들이 참여해 8009억원(전체 조성액의 75.4%)을 출연해 농어촌상생기금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대중소기업상생기금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성과의 공평한 배분, 기술협력 촉진, 인력교류 확대, 임금격차 완화 및 일자리 창출 지원 등에 사용된다. 농어촌상생기금은 농어촌 자녀들을 위한 장학사업, 농어촌 의료·문화 지원사업 등에 쓰인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대중소기업상생기금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이 농어촌 지원 취지의 농어촌상생기금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행태는 농어민 지원에 매우 인색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 출연 가능하도록 법 개정 시급=민간 기업의 기금 출연을 강제할 수단이 없어 기금 활성화를 담보할 수 있는 묘안이 없는 상황이다. 강제성이 없고 기금 출연 근거만 담은 법 규정 때문이다. 국감 출석 등의 카드를 들고 정치권 일부가 압박하고 있지만, 재계와 중앙언론을 뚫어낼 동력 결집이 쉽지 않은 양상이다.

이에 따라 법 개정 등 제도 보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어촌상생기금에 정부도 출연할 수 있도록 변경한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5월 국회에 대표 발의한 상황이다. 개정안은 “정부가 기금 조성액이 부족한 경우 그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 그 결과를 반기별로 국회에 보고”하도록 한 내용도 담았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농어촌상생기금 목표액 대비 부족분을 기존 농업 예산 외에 별도의 정부 재원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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