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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약제’로 한약재 무분별 수입···규제방안 시급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이력 조사·품질관리 필요 없어
국내 들여온 뒤 ‘의약품’ 둔갑
‘혼합 조제·영업 비밀’ 등 이유로
원산지 표시 안하는 것도 허점

127억어치 불법 유통 업체 ‘덜미’


중국산 불법 한약재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000톤가량 전국 약재시장과 한의원에 유통됐다. 이를 시가로 환산하면 127억원. 약효가 없는 불량 한약재뿐만 아니라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한 한약재도 포함됐다. 국내 농가들은 이 사건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약재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등 한약재 원산지 표시제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2014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수입기준에 맞지 않는 한약재와 효능이 없는 한약재 등 2947톤을 조직적으로 불법 수입·유통한 혐의로 한약재 수입업체 3곳을 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적발된 한약재는 오가피, 홍화, 계피, 맥문동, 돼지감자, 현삼, 책출 진주모 등이다. 세관에 따르면 한약재 수입업체가 통관대행업체 대표, 보세창고 직원과 공모해 부적합 수입 한약재가 담긴 화물 전면에 정상 수입 통관된 검사용 샘플을 배치하는 수법을 통해 한약재 품질검사기관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수입업체는 이 같은 방법으로 한약재 품질검사기관으로부터 검체수거증(위해 물질 검사를 위해 검사 위원이 샘플 채취 후, 수입자에게 교부하는 증거)을 발급받은 뒤 이를 세관에 제출해 수입요건을 적정하게 구비한 것처럼 가장했다.

또한 이들은 대한민국약전에 수록되지 않아 수입할 수 없는 한약재뿐만 아니라 성분이 완전히 다른 한약재를 정상 한약재와 혼재한 후 품명을 위장해 수입하기도 했다.

일부 한약재의 경우 한약재 품질검사기관이 위해 물질을 검사한 결과 중금속인 카드뮴이 수입기준을 초과해 반송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동일한 품목의 다른 한약재를 대신 반송하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한약재가 서울(경동), 경북 영천(약령),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약재시장, 한의원 등에 판매됐다.

한국생약협회에 따르면 한의원의 국내산 한약재 사용 비중은 10% 정도이다. 국내 약용작물업계는 한약재가 의약품이 아닌 ‘식품 약제’로 무분별하게 수입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 한 약용작물 농가는 “한약재가 국내로 수입될 때 식품과 의약품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의약품으로 수입되는 한약재는 이력 조사 등을 통해 원산지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또한 한약재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수입 물량도 한정적이다. 문제는 이력 조사나 품질관리를 할 필요가 없는 ‘식품 약제’로 수입된 한약재가 국내 한의원 등으로 유통될 때 의약품으로 둔갑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업체가 원산지 표시를 속일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 또한 식품으로 유입된 한약재가 의약품으로 너무나 쉽게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약재를 유통할 땐 식품이든 의약품이든 반드시 원산지표시를 해야 하지만 한의원 등에선 여러 가지 약재를 혼합해 조제하기 때문에 이를 업무상의 비밀이라며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원산지 표시의 허점이다”고 강조했다.

불법으로 수입되는 한약재를 근절하기 위해선 식품으로 수입되는 한약재에 대해서도 수급조절이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내 약용작물 농가는 “연간 5000톤~6000톤이 식품 약제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데, 이를 규제할 수급조절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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