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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정액, 쏠림 현상 해법 찾자] ‘KPN1203’ 경쟁률 16.8대 1···당첨 뒤 웃돈 거래도<상>무엇이 문제인가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 한우 사육 현장에서 유전능력이 뛰어난 우수 씨수소 정액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특정 한우 정액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배정된 ‘KPN1203’ 정액
21만5개 신청 불구 1만2490개 뿐
‘KPN1133·KPN1081’ 등도 치열

유전능력 따라 ‘냉도체중’ 달라
지육 가격 100만원 이상 차이도
“일부 농가, 좋은 씨수소 정액
30만~50만원 지불하고도 구입” 


‘KPN1203’은 한우 씨수소 정액을 구매하는 농가와 인공수정사들에게 인기 있는 개체번호다. 이 숫자는 한우 씨수소의 고유 번호. 하지만 이들이 지난해 KPN1203의 정액을 얻을 확률은 4.9%에 불과했다. 현장에서 선호하는 정액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이처럼 특정 한우 정액만 신청하는 정액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당첨된 정액을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한우 정액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한다.

▲한우 정액 공급 현황=한우 정액은 농협 가축개량원이 보유한 농장에서 생산돼 추첨을 통해 농가와 인공수정사에게 공급된다. 2017년 9월 인공수정사 위임제도가 시행되면서 인공수정사도 한우 정액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농협 가축개량원이 보유한 한우 씨수소는 총 89두로 1그룹 19두, 2그룹 17두, 3그룹 53두로 분류된다.

그룹별 추첨은 매월 1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는다. 농가들은 그룹별(1·2·3·신규그룹)로 하나의 개체만 신청할 수 있다. 당첨자 발표는 25일 추첨을 통해 농가(또는 인공수정사)에게 개별 통보한다. 정액 공급은 다음달 1개월 간 농가 및 인공수정사에게 이뤄진다.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한우농가는 4만4479농가, 인공수정사는 1618명이다.

지난해 정액 총 판매량은 205만2717스트로로 인터넷 추첨을 통해 107만615스트로(판매량의 51.2%)가 공급됐다. 3그룹에 한해 인터넷 추첨 후 잔여물량에 대한 현장판매가 이뤄지는데 지난해에는 98만2102스트로(47.8%)가 현장판매를 통해 공급됐다.

정액 가격은 보증씨수소를 등급화해 차등된 가격을 1999년부터 6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1등급 정액은 1만원, 2등급 5000원, 3등급 3000원으로 책정돼 공급되고 있다.
 

▲현장에선 특정 한우 씨수소만 원한다=문제는 특정 한우 정액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농가들이 선호하는 한우정액 중 개체번호 ‘KPN1203’은 농협에서 1만2500개를 준비했지만 2만8112명이 21만5개를 신청하면서 16.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결국 1만2490개(1369명)만 배정돼 나머지 신청자(2만6743명·19만7515개)들은 KPN1203을 배정받지 못했다.

또 다른 인기 정액인 개체번호, ‘KPN1133’도 1만4400개 배정에 21만400개가 신청됐다. 경쟁률은 14.6대1. ‘KPN1081’은 10.8대1, ‘KPN1034’는 9.2대1, ‘KPN1006’은 8.8대1, ‘KPN1136’은 6.6대1로 집계됐다. 신청 대비 당첨률은 ‘KPN1203’ 4.9%, ‘KPN1133’ 6.2%, ‘KPN1081’ 7.2%, ‘KPN1034’ 7.5%, ‘KPN1006’은 9.9%, ‘KPN1136’ 10.0%다.

특정 개체에 농가들이 몰리는 이유는 한우 출하에 따른 경제적 차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체번호 ‘KPN690’의 유전능력 중 냉도체중은 한우 씨수소 보다 0.88㎏ 부족하다. 반면 개체번호 ‘KPN742’의 냉도체중은 평균 보다 7.94㎏ 높다. 두 씨수소의 정액으로 생산된 한우가 동일한 환경에서 자란다고 가정할 경우 냉도체중에서만 8.82㎏의 차이를 보인다. 100g당 지육 평균단가를 1만4400원이라고 가정하면 두 개체의 냉도체중 차이에 따른 경제적 수익의 차이는 약 127만원에 달한다.

이성수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부장은 “유전능력에 따른 지육 중량의 차이만으로도 경제 가치가 100만원 넘게 발생한다”며 “농가 입장에선 당연히 유전능력만으로 우수한 씨수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가격도 특정 개체에 대한 쏠림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1등급 보증씨수소의 정액 가격은 1만원. 2등급 5000원, 3등급 3000원으로 책정했지만 보증씨수소의 70%가 1등급에 몰렸다. 같은 가격이면 유전 능력이 좋은 씨수소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와 일선 축협들이 가축인공수정료 지원사업을 통해 농가에게 예산을 지원하면서 정액 쏠림현상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차의수 농협 가축개량원 총괄·판매부장은 “유전적 능력에 따라 매겨진 1등부터 70등까지 씨수소 정액의 가격이 1만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돼있다”며 “같은 값이라면 유전 능력이 더 좋은 소를 원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농가와 인공수정사들이 선호하는 한우 씨수소에 집중적으로 신청되면서 “원하는 정액을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1만원에 구매한 인기 정액, 웃돈 주고 거래=현재 한우 정액의 물량은 한우농가와 가축인공수정사에게 각각 50%씩 배정된다. 문제는 1만원에 구매한 인기 씨수소의 정액이 웃돈을 주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수정사의 수정 시술료는 보통 5만원인데 인기 있는 정액의 경우 10만원도 받는다고 한다”며 “일부 농가들은 유전능력이 좋은 한우 정액을 30만~50만원을 지불하며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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