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연경북도 ‘농정 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 한국농업경영인경북도연합회가 지난 12일 ‘문재인 정부 농정평가 및 지방농정개혁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보는 농정 평가와 현장농민들의 시각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쌀값 회복, 가축질병·가뭄 등
정부, 정책 높이 평가했지만

“문재인 농정 기억나는 게 없어”
“쌀 목표가 못 정한 건 직무유기”
현장서는 다른 목소리 나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현장 농민과 청와대가 보는 농정성과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악성가축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았고, 폭락했던 산지쌀값이 회복되는 등 다른 분야와는 달리 농업분야에서는 정책성과가 나타났다고 보는 반면, 농업현장에서는 ‘대통령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 뭐가 달라졌냐?’는 지적이다.

한국농업경영인경북도연합회(회장 박창욱)가 지난 12일 청송 복지문화타운에서 개최한 ‘문재인 정부 농정평가 및 지방농정 개혁 토론회’에서 나온 문재인 정부의 농정에 대한 평가다. 이날 ‘문재인 정부의 농정개혁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한 오현석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 5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농업정책 평가와 제언’토론회를 염두에 둔 듯 “5월에 문제인 정부 2년을 맞아 농정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있었는데, 부정적 평가가 나온 게 사실”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와 현장 농민들이 보는 농정 평가에 대해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대통령 보고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쌀값 회복이나 가축질병, 가뭄 등 농식품부의 정책에 대해 높게 평가했었다”면서 “대통령 스스로 높이 평가하는 것을 보고 현장의 문제 제기와 괴리가 있지 않나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대통령이 모내기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다른 분야에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농정에 대해서는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현장에서는 박근혜 정부는 6차산업이라는 단어가 기억나지만 문재인 농정은 기억나는 게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만큼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의 100대 정책과제 중 81번(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촌 공간 조성)·82번(농업인의 소득안전망의 촘촘한 확충)·83번(지속가능한 농식품산업기반 조성)에 대해 위치한 농업부분 과제에 대해 “인수위가 없이 출범하면서 2달간의 짧은 기간 동안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81·82·83번 과제에 농정과제를 담았는데, 당시 위원들이 농식품부 공무원이나 정치인을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농업계의 의견이 배제됐었다”면서 “기존 농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개혁의 틀을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농업계 내부의 불만과 갈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부총장도 인식을 같이 했다. 서 부총장은 “가축질병이나 쌀값 회복, 학교과일간식지원사업 등의 사업은 잘됐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해마다 정부 예산 증가수준만큼이라도 농업예산을 늘려 달라는 요구를 해 왔는데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고, 장시간에 걸친 농식품부 장관과 청와대 농업비서관의 공석, 가격이 폭락한 양파·마늘·복숭아·보리 문제와 함께 쌀 목표가격을 현재까지도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한국농업을 지탱하고 이끌어오고 있는 농업경영인의 대회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차원의 대회를 개최할 때 청와대에 대통령의 영상 축사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었다”면서 “국민과 소통을 하겠다는 이번 정부가 이런 사소한 것도 못해주나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지정토론자인 전종섭 한농연경북도연합회 청년위원장도 “수확이 다 끝나고 곧 2019년산 벼가 수확될 상황인데 현재까지도 쌀 목표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면서 “또 생산과잉으로 인해 마늘과 양파를 비롯해 배추, 무 등 많은 농작물이 가격폭락을 겪으면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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