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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칼럼] 꿀벌의 비상을 꿈꾸며

[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지난 2일 국회 농해수위 소관 47건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농식품부 소관법안 19개, 해수부 소관 28개 등이다. 이중 밀산업육성법, 화훼산업육성법, 한식진흥법 등은 농업계의 기대가 컸던 제정 법안이다. 여기에 나름 관심을 모았던 법안이 있다.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양봉산업육성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지난해 황주홍 농해수위원장, 정인화 국회의원, 김현권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병합한 제정법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참석 의원 202명 중 199명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통과됐다. 

양봉산업육성법은 양봉농가의 소득 증대와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해 농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양봉산업의 현황과 전망 등이 포함된 종합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있다. 그동안 양봉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만큼 지난 6일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양봉산업육성법 국회통과에 대한 환영의 기자회견도 열렸다. 이에 앞서 연관된 또 다른 의미있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환경부가 ‘꿀벌 사냥꾼’으로 알려진 등검은말벌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해 집중 관리에 나선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상기후와 개방화, 그리고 매년 되풀이되던 낭충봉아부패병 발생 등으로 그동안 생존의 기로에 서있던 국내 양봉인들에게 이제부터 국가적 지원과 관심이 이뤄지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이제 양봉업은 축산의 핵심 산업으로 독자적이고 자립적으로 성장할 토대가 마련됐다. 연구개발이 활발해질 것이고, 전문 인력의 양성, 정부의 지원 강화 등으로 양봉산물로 인한 경제적 이윤은 보다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앞으로 산업으로의 확장 과정에서 소득 증대를 중시하는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해서는 결코 안된다. 오히려 양봉업의 존재적 가치인 화분 매개를 통한 자연환경 보전 및 경관 유지 등 공익적 기능과 농업의 생산력 확대와 생물 다양성을 유지·보전하는 본연의 역할을 보다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생태계 보전 차원에서 공익적 가치가 높은 꿀벌을 보호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간의 먹거리 가운데 30%이상을 곤충이 수분을 매개하는 작물이며, 이 중 꿀벌은 수분의 80%를 담당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양봉업의 가치를 벌꿀과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등 양봉산물의 경제적 가치에만 한정시키면 오히려 스스로  성장 가능성을 가로막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동안 환경과 농업에 미치는 역할과 기여도에 대한 평가 부족으로 양봉업의 공익적 가치와 중요성이 저평가 됐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양봉이 갖는 공익적 기능과 이에 따른 가치평가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 이미 해외선진국에서는 양봉산물의 경제적 가치보다는 화분 매개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실제 미국에서는 꿀벌이 작물의 열매를 맺도록 돕는 활동의 공익적 가치를 양봉산업의 143배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벌꿀 생산액보다는 화분매개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와 호주도 꿀벌의 화분매개 기능에 주목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본도 화분수정 효율화를 위한 정책 수립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유럽에서는 양봉을 소와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경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국내도 5조8671억원에서 5조9767억원에 달한다는 연구가 발표됐지만 앞으로 보다 더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양봉의 화분매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이내에 멸종위기에 직면할 것이다’일반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의 경고처럼 꿀벌이 없어 수분하지 못하면 식물의 열매가 맺히지 못하고 이는 곧 식량난으로 이어진다. 꿀벌도 사라지면 인간의 삶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 작은 존재를 반드시 지키고 보호해야하는 이유다.  양봉산업육성법 제정을 통해 국내 양봉산업이 단순히 꿀을 채밀하는 산업을 뛰어넘어 나라의 근간의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자연환경 생태계보존에 보다 더 중추적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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