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농정 정책
[농특위 출범 100일] “농정 틀 바꿀 마지막 기회 각오···현장 목소리 제대로 담아야”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고성진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농정공약 1호였던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가운데 8월 2일 출범 100일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 6월 열린 농특위 첫 전체회의 모습.

"농업계만의 찻잔 속 태풍이 되지 않도록 대통령과 총리가 농특위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 제대로 된 농정 개혁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 "농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위원들이 이번에야말로 농정 틀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가지고 분골쇄신해 달라."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박진도, 농특위)가 지난 2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농특위를 바라보는 현장 농민들과 전문가들의 시선은 복잡했다.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잘 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농업·농촌의 미래를 위해 이번만은 뭔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었다.
 

|조직 구성·의제 설정 마무리 

지난 4월 25일 ‘지각 출범’ 뒤
사무국·3개 분과위 구성 마쳐
특위 3개·TF 등도 곧 꾸릴 듯

축산단체 간담회 시작으로
농민단체·9개도 위원회 만나고
농업인의 날 비전 선포에 만전

농업 의제, 국민적 의제로 확산
대통령·총리 관심 유발 등 과제


▲설립 배경=농특위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 1호 농정공약이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식품부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 등 농정 컨트롤타워의 장기 공백이 이어지면서, 집권 2년차가 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농업 홀대’ ‘농업 패싱’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참다못한 농업계 인사 4명이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국민 먹거리 위기·농업적폐 청산과 농정대개혁 촉구 국민농성단’이라는 긴 이름이 붙었다. 단체 대표자들과 일반 농민, 시민들도 1인 릴레이단식으로 동참했다. 농성은 농특위 설치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청와대와 정치권의 약속을 받고서야 60일 만에 중단됐다. 

지난해 12월 7일 ‘농특위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 8개월만이었다. 4개월간의 시행령 제정, 위원회 구성 등의 준비 절차를 거쳐 지난 4월 25일 1대 박진도 위원장을 포함한 28인의 위원으로 농특위의 닻이 올랐다.

▲운영 경과 및 향후 계획=지난 100일간 농특위는 사무국 구성과 함께 농어업·농어촌·농수산식품분과 등 3개 분과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분과별로 20명씩 총 60명의 분과위원들이 위촉됐다. 지난달 17~18일 양일간 연속으로 1차 분과위원회를 열고 분과별 주요 의제를 선정했다.

△농어업분과(분과위원장 김영재)는 공익형 직불제 중심의 농정 개혁, △농어촌분과(분과위원장 황수철)는 농어촌 지역의 삶의 질 개선 및 거버넌스 혁신, △농수산식품분과(분과위원장 곽금순)는 공공급식 등 건강하고 안전한 국민먹거리 보장체계 구축 등이 핵심 의제다. 

바른농협·농산어촌일자리·남북농림어업협력 관련 3개 특별위원회와 축산·산림·수산분야 태스크포스(TF)도 조만간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조직 구성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농특위는 축산단체와 첫 간담회를 시작으로 8월 한달간 주요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갖는다. 9~10월엔 9개 시도의 민관거버넌스위원회와 간담회도 추진한다. 농어업계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이를 토대로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에는 대통령이 참여하는 농정 비전 선포식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의 목소리=박진도 위원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농특위 100일을 맞은 소회에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정책의 틀을 바꾸려면 예산구조와 제도, 조직을 바꾸어야 하는데, 기존의 기득권 집단의 반발과 3농에 대한 일반 국민의 무관심, 재정당국과 경제계의 차가운 시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은 듯 했다.

현장의 고민도 다르지 않았다. 이에 농업계의 바람은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것,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위상에 맞게 대통령의 관심을 이끌어낼 것, 농업의제를 국민적 의제로 만들어갈 것 등 3가지로 모아졌다.

우선 현장과 함께 호흡하는 농특위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실질적인 협치기구로서 현장과의 소통을 긴밀히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형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현장성의 강화를 주문하고 싶다”면서 “사장될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제대로 된 정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중심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원희 상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은 “농특위가 관료들에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반영돼서 농민들을 위한 농정이 펼쳐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업·농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 팽배해지는 시대 흐름 속에 농특위가 대통령과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진정한 거버넌스를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여 타 부처와의 업무 조율 및 대통령과 제대로 된 농정 소통에 만전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기형 사무총장은 “대통령 자문기구가 대통령의 관심이 없다면 결국 논의만 무성한 채 박제화될 것”이라며 “적어도 이번 농특위 본위원회에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논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농특위가 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농정개혁TF팀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이 정권을 움직이는 파워엘리트층이나 시민사회, 대통령과 국민들이 농업·농촌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농특위가 갖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한계 속에서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다지고 농정 틀을 바꾸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 의제를 국민적인 의제로 확산·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조원희 이사장은 “분과위원회에 비농업계인 소비자·시민단체 대표들도 많이 들어가 있는 만큼 국민들도 농업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공감대 확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계의 한 인사는 “관심이 없는 정책당국자나 국민들에게 농업환경 문제가 왜 심각한지, 농촌마을 공동화 문제가 왜 국가적 문제인지를 이해시키려면 보다 큰 그림을 보여주면서 치열하게 싸우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농특위가 정성과 진심을 다해 두루두루 의견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는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선아·고성진 기자 kimsa@agrinet.co.kr


#농특위에 바란다

“사회적 합의 이끄는 민관 협치 기구로”

▲김훈규 경남 농어업특별위원회 농정혁신분과위원장(거창군농업회의소 사무국장)=기대만큼 우려가 더 큰 것은 농특위의 뒤늦은 출발이 한몫 했고, 그 역할과 활동의 주체인 위원과 사무국의 인적 구성에 대해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다양한 의견이 겹겹이 쌓인 탓도 있는 것 같다. 

조직의 기능과 성격이 형식적인 민관 협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협치 기구가 돼야 한다는 것,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과 직원은 현장성·개혁성·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외쳐왔던, 가장 명료하고 바람직한 소위 ‘현장’의 요구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농특위가 그 당연한 요구를 충족하느냐를 평가하는 시선과 기준의 차이가 워낙 크니, 어쩌면 그것의 정립이 우선 절실할 수도 있겠는데, 안타까운 것은 주어진 시간이 많지가 않아 보인다. 

‘농특위가 성공하려면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것’의 의미는 참 해석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농업, 농촌’ 말 한마디 꺼내주기를 바라는 절실함은 여전히 존재한다. 당면한 과제와 농업계가 처한 가장 절박한 어려움을 국가와 정부의 공동의제로 선정하거나 전략적인 혁신과제를 함께 발굴하는 것, 그리고 국민적 동의와 그것을 통한 농업계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회복하는 단계로 진입하는 충실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실험이 최우선이 아닐까 한다. 지난 100일 보다 이후 100일이 더 중요하다.


“‘농정 백년대계 새로 설정’ 약속 지켜야”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GMO반대전국행동 상임대표=문재인 정부의 농정에서 강조되는 바는 사회적 취약계층과 고령농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농업과 푸드플랜, 청년농 육성 등 ‘사람 중심’의 농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정에 대한 철학과 분명한 목표 설정, 방향 및 과정 제시 등 농정체제 개편 방향이 제시돼야 하며, 이에 기초해 추진 동력을 전 사회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보여준 농업 분야 인사 및 예산 홀대, 농업에 대한 대통령의 무관심,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하는 국민 열망에 대한 소극적 대응 등 문재인 정부의 농정과 국민의 먹거리 정책은 농민과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핵심적인 공약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거나 왜곡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농특위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고 하겠다. 박진도 농특위 위원장은 “농정의 틀을 바꿔 농정의 백년대계를 새로 설정하는 것을 농특위의 목적으로 한다”며, “농정 이념, 농정 목표, 농정 대상, 농정 추진체계를 새롭게 하는 것이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이며 이를 통해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화 공익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국민행복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약속 꼭 지켜주기를 바란다.  


“회의 내용 공개…농정 변화 방향 제시를”

▲김태연 단국대 교수=먼저 농특위에서 논의되는 모든 주제들에 대해 각 단체와 참여 인사들이 어떤 의견을 제시하고 어떻게 논의하고 있는지를 모든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회의 내용을 공개하길 바란다. 농정과 관련된 많은 회의에서 특정 단체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정책의 도입을 제안하거나 무책임하게 기존 정책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또한 대다수의 농민과 국민들은 농정의 방향과 개혁에 대해 다양한 농민단체들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농민과 국민들이 농정이 논의되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하길 바란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발전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성과를 내길 바란다. 농업·농촌의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국민들의 기대도 많이 변화됐다. 이제는 농업의 산업적 성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농촌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모두 포괄하는 농정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길 바란다. 

세 번째로 농촌 지역의 다양한 환경자원과 경관을 복원하고 보전하는 데 농업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길 바란다. 농촌의 경관과 생태계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농특위가 농업활동을 통해 농촌의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고 이를 농민들이 어떻게 수행하면 되는지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