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 시상식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지난 7월 31일 농림축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총 59편 중 19편 수상작 선정
‘208번지에서 시작된 꿈’
대상 박윤경 씨 농식품부 장관상
“청년여성농업인 도전하길” 소감


여성농업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문예창작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개최된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31일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오병석 농식품부 차관보와 류지민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부본부장, 홍치선 한국농어민신문사 전략기획본부장을 비롯해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 입상자 및 가족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올해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은 △여성농업인의 소소한 일상과 역경 극복 사례 △귀농 및 청년 여성농업인의 농촌생활 적응기 △다문화여성이 바라본 농업·농촌 이야기를 주제로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공모접수를 진행했다.

접수 결과 총 59편이 접수됐고, 지난해 ‘조경희 수필문학상’을 수상한 반숙자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송미령 한국농어촌여성문학회장, 이수안 수필가 등의 전문심사단이 6월 한 달 동안 여성농업인으로서의 자긍심, 체험의 진정성, 작품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결과 △대상 박윤경 씨(208번지에서부터 시작된 꿈) △우수상 김미진(귀농, 달랐다. 그래서 멋졌다), 김보미(모녀의 깊고 넓은 세상), 박희남(남편의 약속), 안다섬(소녀, 농부를 꿈꾸다), 이옥금(문경), 이종순(함평 안개꽃 여인 양파에 빠지다) △장려상 고지연(작은 도전이 모여 만들어 낸 행복, 우리는 토마토 가족입니다), 김영은(사과와 사랑에 빠지다), 김윤이(천천히 함께 걷는 길), 오신혜(위대한 비밀), 이경자(여가요 고랭지 배추래요), 이선미(36살 나는 딸기와 함께 성장한 여자 농부다), 이숙향(내가 택한 길), 이옥자(초보농사꾼 새벽이면 늘 붉은 보석을 줍는다), 이지원(여자라서 안 된다고? 엄마라서 좋은데), 임애경(27살 처녀 농장에서 산다), 정유경(꽃길을 열어가는 농부), 최경숙(올해도 저는 어김없이 배 봉지를 씌웁니다) 등 총 19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에서 대상에게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과 상패, 상금 300만원이 수여됐고, 우수상에게는 농협중앙회 회장장상과 상패, 상금 각 100만원이 수여됐다. 장려상은 한국농어민신문사 사장상과 상패, 상금 각 50만원이 수여됐다.

특히 대상을 수상한 박윤경 씨는 ‘208번지에서부터 시작된 꿈’이라는 글을 통해 신혼 때부터 양돈업을 시작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쌓은 경험과 기술을 자식에게 전수하는 등 최고의 양돈농장에 대한 꿈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담았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박윤경 씨는 “수기를 쓰면서 지나간 인생을 되짚어 봤더니 남편과 함께 돼지를 키우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 아무것도 없이 돼지 농사를 함께 시작한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한다”라며 “이제 막 농사를 시작하는 청년여성농업인들이 농촌에서 마음껏 꿈을 펼치고, 또 내년에는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수기공모전에 도전했으면 한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 참여한 오병석 농식품부 차관보는 “여성농업인들이 농사일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느라 매일 바쁘고 고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조금이나마 위로해 드리고자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을 개최하게 됐다”면서 “여성농업인들의 글을 통해 여성농업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여성농업인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여성농업인의 삶에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 수상작 19편은 작품집으로 제작돼 수상자와 지자체, 농업관련 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만만찮은 농촌에 뛰어든 모든 여성농업인에 힘찬 응원”
반숙자 심사위원장 총평

대상 ‘208번지에서부터 시작된 꿈’
탄탄한 서사, 간결한 문장 돋보여
양돈농장 암퇘지 한 마리로 시작
지금의 4000두에 이르기까지
역경과 좌절, 극복 이야기 귀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어민신문사가 주관한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공모전에는 총 59편이 응모했다. 그 가운데 1차 심사를 거쳐 본심에 오른 40편을 대상으로 일반부 16명, 귀농부문 12명, 청년부문 12명 그리고 다문화여성부문 1명으로 압축됐다. 심사위원들의 치밀한 심사를 통해 일반부문 5명, 귀농부문 6명, 청년부문 8명을 수상자를 선정하고 그 가운데서 대상을 선정했다.

심사규정은 스토리, 문학성, 농업연관성으로 나뉘어 있어 심사하기에 편했다.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만만치 않는 농촌에 뛰어들어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든 여성농업인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전체적으로 우리 농촌의 현황이 잘 드러나고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삶의 애환이 진솔하게 표현되었다. 여성이 깨어있는 나라는 분명 융성하게 될 것임을 확신하게 된 계기였다.

농촌생활수기의 기저는 농업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두고 그 농업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높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선시 되어야 함에도 농사는 짓지 않고 판매하고 홍보하고 매스컴에 오르는 일에 비중을 둔다면 알맹이 없는 누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심사 때 주목한 것은 스토리, 즉 사실성이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으며 앞으로의 비전이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농업 4차 산업인 첨단기술과 융합된 스마트 농법으로 진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여 든든하고 희망을 갖게 했다. 여기에 청년들이 바로 농촌의 희망이라는 사실이 극명해 진다.

대상을 차지한 박윤경 씨의 ‘208번지에서부터 시작된 꿈’은 이번 공모전의 주제 ‘여성농업인의 소소한 일상과 역경극복’ 사례에 해당하는 글로 사실성과 감동을 준 작품이다. 한마을에 사는 친구 오빠와 결혼하여 허허벌판에 딱 한 채 서있는 오두막에서 암퇘지 한 마리로 시작한 양돈이 현재 4000두에 이른 우여곡절이 시간과 공간을 누비며 진솔하게 나타났다. 가난과 질병, 구제역이라는 큰 좌절 앞에서도 양돈인이라는 초심을 간직하고 역경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부부가 합심하여 이루어 낸 결과가 많은 이의 귀감이 될 것이다.

거기에 박윤경 씨의 막내가 대학에서 축산과를 전공하고 같은 과에서 공부한 여성과 결혼하여 가업을 이어가는 차세대 양돈이라는 점도 이 글의 강점으로 부각했다. 거기에 더 나아가서 영농후계자가 되어 부모세대가 꿈꾸는 최고의 양돈농장에서 한걸음 진보한 미래형 양돈농장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대상작으로 손색이 없다. 문장이 간결하고 서사가 튼튼했다.

이번 심사를 통해서 수기를 수필처럼 쓴 응모자가 많아서 몇 가지 언급한다. 수기는 자기의 체험을 손수 적은 글이라고 정의가 나와 있다. 자기의 체험은 누구도 대체할 수가 없다. 자기가 겪은 일을 진솔하게 쓸 때 리얼리티가 살아난다. 사실에 비중을 둔다. 그러나 수필은 다르다.

수기 같은 사실성에 느낌이 붙는 것이 수필이다. 수필은 우리 삶을 의미화 하는 문학이다. 문예적인 표현이 필요하고 메시지의 전달을 요구하는 점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공모전에 응모한 편수가 적었다. 홍보의 문제가 있겠으나 공모시기가 농번기와 맞물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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