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지난해보다 32% 급증 ‘20만톤’ 
원곡 40kg에 고작 2만5000원
농식품부·지자체 등 대책 마련


올해 보리 생산량이 20만톤으로 지난 10년 사이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년 생산량을 훨씬 웃돌면서 산지의 보리 원곡가격도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 농협, 지자체가 협의를 통해 최대 8만톤의 보리신곡을 농협에서 매입하고, 주정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보리 생산량은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20만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15만1400톤보다 무려 32.1% 증가한 물량이다. 재배면적이 지난해 4만7237ha에서 올해 4만3720ha로 7.4% 감소했지만 생육기 기상 호조로 10a당 평균 생산량이 사상 유래 없는 수준인 457kg에 달했기 때문이다. 시도별 생산량은 전남이 8만9617톤으로 전체 생산량의 44.8%를 차지하며 가장 많고, 이어 전북 7만1743톤, 경남 1만8503톤, 제주 9000톤 등을 생산했다. 

생산량이 늘어 산지의 보리 원곡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보리재배 농가와 양곡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보리 산지시세가 원곡 40kg당 4만원 선을 유지했는데, 최근에는 2만5000원 정도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전북의 한 양곡업체 대표는 “보리 평년 시세는 원곡 40kg 한 포대에 3만5000원에서 4만원 정도에서 형성됐었고, 지난해 수확기는 4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었다”며 “그러나 올해 생산량이 급증했고 지난해 이월 재고도 2만톤에 달해 보리시세가 2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만5000원이나 떨어졌다”고 산지 상황을 전했다. 이어 “보리가격이 떨어져 지난해보다 소비가 다소 늘어나고 있지만 워낙 생산량이 많다보니 농가들이 출하하는 물량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와 농협, 지자체가 보리 매입대책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2019년산 보리에 대해 40kg 포대당 쌀보리 2만7000원, 겉보리 2만3000원의 매입가격을 각각 책정하고 최대 8만톤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매한 보리는 전량 주정용으로 공급해 시중 유통을 차단키로 했다.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관계자는 “올해 보리 생산량이 급증했고, 2010년 이후 재배면적도 증가해 수요량보다 6만톤이 초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따라서 보리 매입을 통해 주정용으로 공급하는 차액을 보전키로 했으며 8월 중순부터 산지 매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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