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가격 전년대비 52.3% 하락
중간상인 매수의지 시들
직접 작업 불가피하지만
부대비용조차 못 건질 판


강원 무·배추 출하를 앞두고 산지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강원도 고랭지 무·배추 농업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평창군 진부면 박모씨는 배추 밭 1만6500㎡(5000평)을 직접 작업해 가락동 도매시장으로 출하해야 하지만 아직 출하 결정을 못하고 고민 중이다. 예년에는 중간 상인들과 포전매매로 거래했으나 상인들이 매수의지를 보이지 않아 직접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강원지역에서 5톤 트럭 한 대를 작업해서 도매시장에 출하할 경우 생산비를 제외한 작업비, 운임, 수수료 등 최소한 200만원이 소요된다. 반면 현재 거래 분위기로는 작업에 투입되는 부대비용조차 나올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달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고랭지,상품) 10kg의 도매가격은 7000원 수준으로 전년 1만4664원보다 52.3%, 평년 1만1452원 대비 38.9% 하락했다.농업인들에 따르면 무 가격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돼 실질적으로 출하비용이 안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올해 강원도 고랭지 무·배추의 재배면적이 2738ha로 지난해보다 15.9% 줄었고, 작황도 부진해 생산량이 줄었는데도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점이다. 예년에는 990㎡(300평)에 5톤 트럭 한 대 분량이 나왔으나 올해는 1650㎡(500평)에서 한 대 분량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농업인들과 농업유통인들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중국산 김치의 수입확대, 휴가철 해외여행 급증 등 국내 소비물량이 절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창군에서 고랭지배추를 생산하는 농업인 이웅재 씨는 “대부분의 농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농자재가격 인상으로 생산비는 급증하는데 농산물 가격은 급락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수입개방으로 구조적으로 농산물유통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며 정부의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창=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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