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호 본보 1일 명예편집국장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농업인 상황·마음 이해 바탕
비판 할 때는 과감히 비판을
통계청 쌀 생산통계 신뢰 제고
청년농·전업농 정책 분리해야


“농업인들이 처한 상황과 아픈 마음을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비판을 할 때는 과감하게 비판하면서 농업부문의 전문 정론지로서의 기치를 더욱 높여주시길 바랍니다.”

7월 23일 본보 명예편집국장직을 맡아 기자들과 함께 하루를 보낸 정정호 한국농업경영인 평택시연합회장(54세)이 ‘명예편집국장을 수행하면서 한국농어민신문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일일 명예편집국장을 맡은 정 회장은 군 제대 후부터 농업에 발을 들인 후 부친이 운영하던 정미소를 이어 받으면서 3대째 운영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직접 농사지은 벼와 계약재배를 통해 인근 농가들이 재배한 벼를 가공해 택배를 중심으로 판매해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쌀값이 회복되면서 숨통이 좀 트였지만 앞선 3년여간 산지쌀값이 30년 전 수준으로 폭락했을 때는 적자를 봤었다”는 정 회장은 통계청의 쌀 생산통계의 신뢰도 제고와 함께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공공비축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산지상황과는 다른 통계가 제시되면서 혼란스럽기만 하고, 또 이 통계청의 통계가 정부차원의 쌀 수급정책에 적용되면서 수급대책을 추진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을 주문하면서 “현재는 공공비축미 가격이 12월말이나 돼서야 발표가 되는데, 계약재배를 하는 입장에서 매입가격을 결정할 때 미리 내놓는다면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 중인 ‘2030 청년농 육성계획’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내놨다. 정 회장은 “‘2030 청년농육셩계획’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농업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기존 쌀전업농육성계획과 맞물려 놓으면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2030 청년농에게 최대 1만5000평까지 땅을 임대해줄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청년농들이 5000만원 6000만원짜리 트랙터를 사는 경우도 있는데 현재의 농지은행 여건상 사실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는 결국 기존 전업농에게 빌려주던 농지를 2030 청년농에게 준다는 것이 되는 꼴”이라면서 두 정책을 따로 분리해서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농업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품목을 재배하던 상관없이 모두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농업인들이 뭉쳤는데, 지금은 품목별로 나뉘어 움직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농업회의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택에 농업회의소를 반드시 만들고 싶고, 그 속에서 농업인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서 “수도작, 화훼, 축산 이렇게 나눌 것이 아니라 ‘농업은 하나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정정호 회장은 마지막으로 “정책이 현장에서 적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나 2030세대가 공감할 만한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 농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농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개선하려는, 그리고 비판할 것은 강하게 비판하는 한국농어민신문이 돼 주길 바란다”면서 “농민, 정부, 업계, 언론이 모두 제 역할을 해야 현 농업 상황을 타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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