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대한의사학회를 비롯해 11개 분야 기초의학회가 지난달 28일 전북대에서 ‘의학과 농식품의 만남’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음식 및 생활습관이 질병의 주요원인인 만큼 농식품산업과 연계해 질병을 예방 및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서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의료비가 2000년 4%에서 2017년 7.6%로 늘었고, 15%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간 의료비가 100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처럼 의료비가 늘어나면 질병이 줄고, 국민건강이 좋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천문학적인 의료비용의 지출과 연구비 투자에도 비만인구와 질병이 늘고 있어 기존 치료법이 한계점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질병의 70%가 고혈압, 당뇨병, 비만, 관절염, 골다공증, 치매 및 암 등 비감염성질환(NCD)인 생활습관질환인데, 현대 의학적 질병치료가 증세에 대한 치료에 집중하면서 근본적 치료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후생유전학의 초점에서 질병예방 및 치료관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질병의 발생과 조절이 타고난 유전자보다는 식생활 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식물을 기르고 동물을 돌보는 치유농업이 스트레스 감소와 대처능력 향상, 우울 감소, 자아 존중감 향상 등에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봤을 때 농업활동과 농식품은 건강을 지키는 필수요인인 반면, 생활습관질환과 의료비용의 증가는 국민건강과 국가재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농·식품과 의학 분야가 다양하게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