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희권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2008년 개정 후 10년 넘게 사용
개선된 사료영양·사양기술 반영
깔짚축사 사육환경 고려해 산정을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란 가축이 두당 배설하는 분뇨의 양을 의미한다.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는 농가차원에서 가축분뇨 발생량 산정, 가축분뇨 처리시설 및 저장시설 설치용량 결정 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국가차원에서는 양분관리, 가축분뇨관련 정책 수립, 가축분뇨에 의한 환경오염 부하량 산정 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는 1991년 고시된 이후 3차에 걸쳐 약 10년 주기로 개정돼 2008년 개정·고시된 배출원단위를 현재까지 약 10년간 사용하고 있다. 돼지 한 마리가 하루에 배설하는 분뇨의 경우, 1999년 가축분뇨 배출원단위 고시에서 8.6L(분뇨 4.2L, 세정수 4.4L)이었으나 2008년 재산정 시 5.1L(분뇨 2.6L, 세정수 2.5L)로 줄어들었다. 돼지 분뇨 배출원단위가 불과 10년 만에 약 41%나 줄어든 것은 사료영양기술 발전에 따른 소화율 개선과 사양기술 발전에 따른 세정수 절감효과라고 볼 수 있다.

사료의 소화율을 개선하고 시설투자 및 관리기술 개선을 통해 세정수 발생량을 줄여준다면 돼지뿐만 아니라 다른 축종의 분뇨 배출원단위도 앞으로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동안 개선된 사료영양 및 사양기술을 반영한 배출원단위를 새롭게 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3차에 걸쳐 개정된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는 가축을 대사틀이나 케이지에서 단기간 사육하면서 배설된 분과 뇨를 구분해서 수거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 산정되었다. 대사틀이나 케이지를 이용해 가축분뇨 배설량을 측정하는 방법은 배설되는 분과 뇨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실제 사육시설에서 분뇨가 체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분증발이나 유기물 분해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 한우, 젖소, 육계 사육 농가의 약 95% 이상은 깔짚축사를 이용하고 있다. 깔짚축사를 이용해 분뇨를 수거할 경우 배설된 분뇨가 톱밥이나 왕겨 등의 깔짚과 혼합된 상태에서 장기간 상온에 노출됨에 따라 건조 및 유기물 분해가 일어나게 된다. 깔짚축사에서 발생되는 분뇨는 건조 및 유기물 분해 과정을 거친 후 수거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대사틀이나 케이지를 이용해 제시된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깔짚축사에서 실제 발생되는 분뇨량을 산정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최근 들어 깔짚축사에서 수거한 우분뇨 및 계분을 처리하는 공동자원화시설이 늘어나고 있으나, 반입 분뇨량 산정 시 2008년 개정·고시된 배출원단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시스템 설계 및 운영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농진청의 지원을 받아 깔짚축사에서 발생되는 한우, 젖소, 육계의 분뇨량을 산정하기 위한 연구를 약 3년 간 수행해오고 있다. 약 50여 두의 한우를 대상으로 깔짚우사에서 연구를 수행한 결과, 배설된 분뇨 중의 수분은 여름철에 50~55%, 가을철에 12~22%, 겨울철에 6~21% 정도 증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의 경우 배설된 분뇨 중의 수분의 반은 대기로 증발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배설된 분뇨는 톱밥이나 왕겨 등의 깔짚과 혼합된 상태로 2~4개월 정도 우사 바닥에 체류하면서 소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뒤섞어주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퇴비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배설된 분뇨의 유기물은 여름철에 39~48%, 가을철에 22~28%, 겨울철에 4~21%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개정·고시된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를 어느덧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동안 개선된 사료영양 및 사양기술이 반영된 배출원단위를 새롭게 산정할 때가 됐다고 본다. 깔짚축사 사육환경을 고려해 산정한 가축분뇨 배출원단위는 깔짚축사  분뇨관리 효율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양축농가의 운영비 절감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축분뇨 배출원단위 재산정을 통해 가축분뇨 발생량 평가의 정확도를 높이게 된다면, 개별농가의 처리시설 관리 및 정부의 가축분뇨 관리정책 입안·시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