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 지난 10년 분석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백태 폭락 때 두부 가격 안내리고
가격 변화 없을 때 슬쩍 인상
"인건비 상승" 이유 든 풀무원   
매출 대비 급여 비중 계속 줄어


국산 콩 가격 상승 대비 두부 가격 상승률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연스레 국산 콩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11일 두부 시장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 되는 풀무원 사업보고서를 분석, 지난 10년(2008~2018년)간의 국산 콩과 두부 가격 비교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두부의 주 재료인 국산 콩(백태) 가격은 2008년 1kg에 3965원이었다가 2011년 6189원으로 정점을 기록했고, 이후 2014년까지 하락해 2015년부터는 4000원대를 유지해오고 있다.

반면 풀무원은 백태 가격이 2010년에서 2011년 인상되자 2012년에 두부 가격(380g)을 300원 인상했다. 하지만 2013년에서 2014년 백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이를 두부 가격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이후 2015년부터 현재까지 백태 가격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2016년과 2019년 두 번이나 각각 150원과 200원 두부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결국 국산 콩 가격이 10년 동안 12.5% 상승함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두부 가격은 55.9%나 상승했다. 결국 원재료 가격 변화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두부 가격 인상이 반영돼 소비자가 이를 납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단체협의회는 풀무원이 가격 인상 근거에 대해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라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종업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7.4%에서 2018년엔 13.2%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두부는 서민들이 손쉽게 찾는 대표적인 단백질 식품이지만 기업의 원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근거 없는 가격 인상을 하는 건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국산 콩 가격이 하락해 왔었던 점은 묵인하고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시점을 틈타 두부 가격을 주기적으로 인상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시장 점유율이 47.1%가 넘는 두부 선두업체인 풀무원의 가격 인상에 따라 타 두부 제품들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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