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성명경 영농조합법인 한농연창녕유통사업단 대표이사가 양파 수출단가 생산비 이하 과도한 후려치기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과잉생산 대응 위해 시작해지만
20kg 1망 7200원까지 불러
‘울며겨자먹기’ 출혈 수출 심화

경남도 지원 수출물류비 노리고 
다른 지역 양파 유입도 문제


과잉생산으로 가격폭락이 예상되는 2019년산 양파의 수급안정을 위해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생산비 이하의 수출단가 후려치기에 ‘울며 겨자 먹기’식 출혈수출이 우려된다.

지난 4일 창녕군 유어면 가항리 양파수확 현장에서 만난 성명경 영농조합법인 한농연창녕유통사업단 대표이사는 양파 수출단가 후려치기에 상심한 마음을 전하며 한숨을 토했다.

이 영농조합은 한농연창녕군연합회가 지역대표 농산물이 제값을 받도록 유통현장을 직접 챙겨가고자 설립·운영해 온 농산물유통사업단이다. 특히 우리나라 양파 시배지로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이 이뤄진 창녕양파의 자존심을 유통현장에서 지켜가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이에 사업단은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폭락이 우려되는 2019년산 양파의 판로를 수출로 열어나가고자 지난 5월 20일 창녕양파 24톤 한 컨테이너를 한 무역회사를 통해 대만으로 수출했다. 경남지역에서 올해 가장 발 빠른 양파 수출이었다.

그러나 추가 수출은 난항을 겪고 있다. 20kg 1망에 9000원을 받고 수출업체로 넘겼던 수출단가가 점점 하락하기 때문이다.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8000원선마저 무너지는 분위기다.

성 대표는 “수출단가를 무려 7200원까지 후려치는 바이어와 그에 장단을 맞추는 수출업체가 생겨난다고 들었다”면서 “생산비를 밑도는 상황에서 한 수출업체가 제안해온 7800원의 수출단가에 추가 수출을 진행할지, 아예 수출을 포기해야할 지 고심이 깊다”라고 전했다.

그는 “지자체의 수출물류비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양파 수출단가는 이미 생산비를 밑돌고 있다”면서 “농민을 위해 설립·운영되는 주요 생산자단체와 수출업체의 버팀목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바이어들 장단 맞추기와 실적 타령에만 급급한 것 같아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더구나 “6월 중순 중만생종 양파 성출하기를 앞두고 바이어들의 수출단가 후려치기가 노골화돼 ‘울며 겨자 먹기’식의 출혈 수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수출단가는 지켜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농협, 수출업체 등의 각별한 역할을 바란다”라고 피력했다.

또한 “수출물류비 지원액에 지역별 편차가 있는 점을 노려서인지 다른 지역 양파가 유입돼 수출용 선별포장작업이 이뤄지고, 해당 지역 수출단가 하락을 더욱 심화시키기도 한다”면서 “수출물류비가 전액 지방비로 지원되는 만큼, 조속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라고 제기했다.

경남도에는 양파 대만수출의 경우 수출물류비가 1kg당 기준가격 704원의 20%인 140원이 농가에 14%(98원), 수출업체 6%(42원)씩 지원된다. 농가수취 지원금을 20kg 1망으로 환산하면 2000원이 조금 넘는다. 다른 시·도보다 다소 후한 편이다. 예산은 도비 30%, 시·군비 70%로 확보된다. 수출일 익월까지 신청서와 수출입증명서 등을 첨부해 시·군에 지원을 요구하면 서류심사 후 지급된다. 생산자단체가 아니라 수출업체가 A지역의 양파를 톤백상태로 B지역으로 가져와서 선별·포장 후 수출하는 경우가 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성명경 대표는 “수출물류비의 부당한 지급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허점은 조속히 보완돼야 한다”면서 “당면한 양파 수급조절대책도 ‘실적’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실익’을 제대로 따져가면서 추진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창녕=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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