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율관세할당>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지난해 감자 가격 평년 웃돌자
지방선거 앞두고 수입량 늘려
재배 면적까지 급증…값 하락세

"올여름 작황 좋으면 더 폭락 
선제적 수급대책 마련해야"


결국 감자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가격 강세 억제를 위한 눈앞의 결과만을 도모하다, 올해엔 장기적인 감자 가격 하락세도 우려되고 있다. 감자업계에선 여름철 가격 약세에 대비한 선제적인 수급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달 31일, 6월 감자관측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5월 수미 감자 도매가격은 20kg 상품에 3만8914원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29.7%, 4.4% 하락했다. 봄감자 재배면적 증가에 따른 시장 출하량 증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6월 가격도 약세가 전망됐다. 6월 수미 감자 출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16.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6월 수미 평균 도매가격은 1만6000~1만9000원 사이로 예측됐다. 지난해 6월 가격 2만4200원, 평년 가격 2만1802원을 한참 못 미치는 가격 전망치다.

여름철 이후의 감자 시세 전망도 어둡다. 농업관측본부 감자 표본농가 조사 결과 올해 고랭지감자 재배면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6.7%, 평년보다는 9.6% 늘어난 3694ha로 조사됐다. 평년 단수를 적용할 경우 올해 고랭지감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5.5%나 증가한 12만4400톤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경연 관측본부 관계자는 “고랭지감자의 경우 기상여건 등에 따른 전망치가 변동될 수 있지만 재배면적 증가가 예상되고 초기 생육이 양호한 점 등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 감자 가격이 약세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감자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또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시선은 지난해 감자 동향과 대응으로 쏠리고 있다. 당시 감자 가격이 평년 시세를 웃돌면서 지방선거와 맞물려 감자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제기됐다. 이후 정부에서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을 확대하는 등 수입물량으로 이 여론을 잠재우려했다.

여기에 가격 강세로 인해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해 올해엔 감자 수급이 불안할 것이란 우려가 씨감자업체와 도매시장 유통인 등 감자업계에서 나왔지만 결국 재배면적 증가에 대한 대응 조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도매시장의 한 감자 경매사는 “감자가 민감 품목도 아니고, 가격 상승도 지난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우려를 계속 제기했지만 결국 TRQ 물량은 확대됐고, 재배면적 증가 전망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만일 올여름 극심한 폭염이나 가뭄 등 작황이 부진하지 않다면 감자 가격은 폭락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선제적인 수급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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