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4월 말 현재 77만5000톤
10월 상중순에나 소진 전망
신곡 수확기 전부터 
시장격리 요구 나올 수도


4월말 현재 2018년산 쌀 재고량이 전년동기 대비 34%가량이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4월말 재고량을 기준으로 향후 남은 월별 평년판매량을 감안할 경우 10월 상·중순경에나 2018년산 쌀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산 쌀에 대한 시장격리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6월 쌀 관측을 통해 4월 말 기준 산지쌀 재고량은 77만5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9만7000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개월 전 농경연이 내놓은 4월 쌀 관측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상황으로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10월 상·중순에나 돼서야 2018년산 쌀 재고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판매량도 줄었다. 농협과 민간을 합친 1~4월 쌀 판매량은 62만8000톤으로 전년동기 74만4000톤에 비해 15.6% 감소했다. 특히 농협상황이 어려워 보인다. 전체 재고량 중 농협이 보유한 물량이 69만2000톤으로 89%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1~4월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 감소세보다 높은 18%가량으로 나타났다. 

제일 큰 문제는 이 같은 재고량 추세대로라면 2018년산 쌀의 재고 소진시기가 신곡 수확기를 훨씬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대목이다. 9월부터는 신곡수확기에 접어들게 되는데 2018년산 쌀이 소진되는 시기는 이보다 훨씬 뒤인 10월 중순경이 될 것이라는 게 문제다.

농경연 관계자는 “최근 5개년간 5~8월 판매량을 감안해 2018년산 쌀의 재고 소진시기를 추정한 결과 10월 상·중순경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이도 최근 5년간 월평균 판매량인 14만6000톤을 전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판매량은 최근 5년간의 판매량에 비해 감소세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RPC 한 관계자는 “산지 쌀유통업체로서는 구곡을 안고 갈수가 없기 때문에 수확기 이전에 덤핑으로라도 밀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 신곡생산량까지 과잉이 될 경우가 최악의 경우”라면서 “장기적인 가격하락 국면을 다시 맞게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편, 문병완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 회장(보성농협 조합장)은 “수확기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구곡이 남아 있을 경우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효과적인 수급대책을 추진하는 방안은 구곡을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격리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수확기 신곡 생산량을 보고 수급정책을 정하게 되면 농민들의 시장격리 요구에 이어 당·정·청 협의, 기획재정부를 통한 예산 확보 등과 같은 긴 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정책이 실행될 때 가격은 이미 떨어질 데로 떨어진 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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