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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효율성보다 공공성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일본 도매시장법 개정이 국내 도매시장 종사자 및 개설자는 물론 학계에서도 관심이 깊다. 혹자들은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을 두고 왜 국내 농산물 유통업계가 그렇게 관심을 가질까 궁금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관심이 이해가 간다.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도매시장과 관련된 법률인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이 일본의 도매시장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이 우리의 농안법 개정에도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전문가들, 일본의 도매시장 전문가들 조차도 일본 도매시장법 개정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일본 도매시장법 개정은 정부의 관여를 대폭 축소하고, 개설자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또한 그동안 중앙도매시장에 한해서는 개설자격을 지방공공단체로 한정했지만, 개정 법에서는 중앙도매시장의 민간 개설도 가능토록 했다.

이러한 내용을 두고 도매시장의 공공적 기능이 후퇴할 수 있고, 민간에 의한 과점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 우려를 하는 것이다. 일본의 한 학자는 국내 토론회에서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은 갑자기 이뤄졌다. (법 개정 내용을 보면) 정부가 도매시장 문제에 관여하고 싶지 않아 보인다”며 “도매시장은 공공성과 공익성이 높아야 하는 시장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내에서 이 같은 우려가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일본 도매시장법 개정을 사례를 들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아직 시행도 하지 않은 개정 법을 국내에 벤치마킹하자는 것으로 들린다.

일본 도매시장법 개정이 우리의 입장에서 벤치마킹해 볼 필요는 있다. 다만 시행이 되지도 않은 개정 법을 이유로 국내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특히 도매시장의 설립이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공공성과 공익성 추구라는 목적에 있다는 공통점과 일본 법 개정은 공공성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점은 깊이 새겨야 한다. 또한 효율성을 앞세워 공영도매시장의 ‘공영’이라는 가치를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김영민 유통팀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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