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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공급 감자 시범기계 결함에 ‘농가 원성’ 고조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파종기·줄기파쇄기·수확기 등
개소당 6000만원-24개소 대상
총 14억4000만원 100% 보조 

칼날 제대로 작동 안되거나
80g 내외 씨감자만 절단 가능
지원 농가 사업 포기 속출 
‘특정회사 제품 공급’ 의문도


농촌진흥청이 감자 생산 기계화를 목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기계 결함으로 농민들의 원성이 높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감자파종기다. 완전자동화 기계로 알려진 이 파종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계는 감자를 절단한 후 소독을 하고 파종되는 방식인데 절단이 제대로 안되고 씨감자 소요량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농가가 사업을 포기하는가 하면 파종기를 사용한 농가에서도 성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충북지역의 경우 올해 충주, 괴산, 옥천 등 3개소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소당 사업비는 6000만원이다. 이 예산은 파종기, 줄기 파쇄기, 수확기 등 3개 기종을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다만 기계는 농촌진흥청이 정한 기계에 한해서 구입을 해야 한다.

파종기의 경우 경기도 소재 D사가 제조한 것인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4년간의 연구를 거쳐 개발됐고 연구비도 수 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계는 작년에 강원도 평창과 경남 거창에서 연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연시회에서는 결주율이 3% 이하로 나와 정상 작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 시범사업을 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먼저 감자를 절단하는 칼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다. 옥천군에 공급된 기계는 칼날에 문제가 생겨 기계를 보완했고 결주가 발생했다고 한다. 괴산군에는 이를 보완해 공급했지만 적정 규격의 씨감자만 사용이 가능해 1000평을 파종하는데 그쳤다.

여기서 적정 규격이란 70g(그램)에서 80g 사이의 씨감자를 말한다. 그 외의 씨감자는 절단이 안돼 사용할 수 없다. 정부 보급종 씨감자의 경우 50g에서 270g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그래서 20kg 씨감자 한 박스에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 담겨져 농가에 공급된다. 그러나 이 파종기에 맞는 씨감자는 일정 규격만 가능해 다른 크기의 씨감자는 사용할 수 없다. 

파종기를 지원받은 괴산군 청안면 이모씨는 “80그램 내외의 감자만 쓸 수 있다. 큰 것도 두 조각만 내기 때문에 씨감자가 많이 들어간다. 보통 300평에 여섯 박스면 되는데 이 파종기를 쓰면서 아홉 박스를 썼다. 일부만 기계로 심고 나머지 만5000평은 손으로 심었다”고 말했다.

청안면 안모씨는 “80그램 내외로 선별된 감자만 쓰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보급종이 그렇게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 또 기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교육이 없어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말했다. 

충주시의 경우 애초 지원대상자가 사업을 포기해 재선정을 하면서 현재까지 파종기가 공급조차 되지 않았다. 동량면 작목반장 박모씨는 “절단된 감자가 떨어지면서 파종되는 기계를 원했다. 이 기계는 규격에 맞는 씨감자를 구하기도 힘들고 어떤 곳은 두 개 세 개씩 들어간다. 다른 기계를 사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해서 사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탓에 박씨는 파종기 전용 비닐을 170만원 어치 구입했으나 쓸 수 없게 됐다. 다른 작목반원들도 적지 않은 비닐 구입비용을 썼다고 한다.

그는 감자수확기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랙터 부착용 수확기는 600만원에서 700만원이면 산다. 진흥청에서 사라는 기계는 2000만원이 넘는데 너무 커서 작은 밭에는 맞지도 않는다. 우리한테 필요한 건 따로 있는데 엉뚱한 기계만 사라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감자 생산 전과정 기계화기술 시범사업’이다. 개소당 6000만원씩 전국 24개소에서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4억4000만원으로 100% 보조사업이다. 파종기와 줄기 파쇄기는 D사, 감자수확기는 H사의 제품을 사야 한다.

진흥청 담당자에 따르면 시범사업 대상 24개소 중 현재까지 파종기가 공급된 지역은 12개소다. 절반은 파종기 공급이 되지 않았다. 이미 감자파종 시기가 지났으니 시범사업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진흥청 담당자는 ‘특정제품을 시범사업으로 공급하는 것에 문제는 없느냐’는 질문에 “국가 연구과제로 4년간 공동연구를 했고 그 결과를 현장에 접목하는 사업”이라며 “전수 조사를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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